복지부 비급여 징수 불가 유권해석 후 비판 여론 커진다 "누가 동시진행 신청하겠나…규제혁신 의미 퇴색됐다"
"동시진행으로 시간 단축시켜준다더니 과거로 돌아간 것이나 마찬가지다."
새로운 의료기술의 빠른 시장 진출을 돕겠다면서 정부가 '규제혁신'의 하나로 내세웠던 '신의료기술 평가와 보험등재 심사' 동시 진행을 두고 의료계를 넘어 산업계까지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규제혁신이라고 하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개발의지'만 떨어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거쳐 내놓은 '신의료기술 평가-보험등재 심사 동시진행' 관련 유권해석이 발단이 됐다.
유권해석의 골자는 이렇다. 신의료기술 평가와 보험등재 심사 동시진행을 신청했을 경우 해당 의료행위와 관련 기기는 평가와 심사기간 동안 환자에게 비급여로 진료비를 징수할 수 없다는 뜻이다.
복지부는 이 같은 이유에 대해 건강보험 원리에 부합하지 않는 사항이 규정돼 있는 '건강보험 요양급여 기준 별표2 제4호 하목'을 근거로 제시했다. 해당 규정에는 행위와 치료재료의 요양급여 대상 또는 비급여 대상으로 결정‧고시되기 전까지는 행위와 치료재료 모두 비급여로 받을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결국 법 규정을 바꿔 신의료기술 평가와 보험등재 심사 동시진행을 제도화했더니 이제는 다른 법령이 발목을 잡게 된 셈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의료계는 정부가 제도 도입 의미가 퇴색됐다고 비판했다.
연구중심병원으로 지정받은 한 대학병원 교수는 "이전에는 의료행위와 치료재료 등재 신청 후 신의료기술로 인정받게 되면 한시적으로 비급여로 인정받은 후 그 결과로 보험급여 등재 여부를 거쳐 보험등재 여부를 결정해왔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 과정이 길다고 빨리 해보자는 의미로 제도가 마련된 것 아닌가. 비급여라도 좀 더 빨리 시장을 진입하게 하고 의료기술 산업을 주도해보자는 것이 이유였는데 오히려 더 퇴보했다"고 우려했다.
또한 그는 "결국 신의료기술의 빠른 시장 진입과 활성화를 하겠다고 제도를 만들었는데 오히려 발목을 잡는 꼴이 됐다"며 "결국 법령의 혼란으로 발생한 문제인데 보다 세밀하게 법령을 정비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료계뿐만 아니라 빠른 시장진입을 기대했던 산업계도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동시진행을 신청한 의료행위에 대해 그 기간 동안 비급여로도 할 수 없게 만든 것은 해당 치료재료 혹은 의료기기의 판매도 할 수 없게 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료기기업체 대표는 "동시진행은 시장진입의 시간을 단축해주겠다는 의미였다. 이것을 빌미로 비급여로 행위조차 못하게 한다면 누가 동시진행을 신청하겠나"라며 "차라리 이전처럼 순차적으로 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 이 경우 신의료기술 신청하고 평가 중에도 법정 비급여로 징수가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아쉬워했다.
또 다른 의료기기업체 대표도 "신의료기술 신청 시 요양급여 신청을 동시에 하면 비급여로 판매하지 못한다는 것"이라며 "이러한 사례가 많지 않지만 개발의지를 떨어뜨리는 것이다. 신의료기술로 고시 된 이후 즉시 시장진입이 될 수 있도록 법령 정비가 시급하다"고 개선을 요구했다.
한편, 복지부는 신의료기술 평가와 보험등재 심사를 동시에 진행하는 내용의 신의료기술평가에 관한 규칙과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확정, 지난해 7월부터 적용해왔다.
규제혁신과 산업육성방안의 후속조치로, 복지부는 신개발 의료기기의 시장진입 기간이 기존 490일에서 390일까지 단축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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