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
박상준 기자: 메디칼타임즈가 한주간의 이슈를 진단하는 메타포커스 시간입니다. 오늘은 사회적 논란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독감 백신 접종 사업 문제를 짚어볼텐데요. 함께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의약학술팀 이인복 기자 나와있습니다.
먼저 이인복 기자. 현재 올해 국정감사가 진행중인데요. 이번 국감에서 독감 백신 문제가 계속해서 도마에 오르고 있습니다. 이렇게까지 집중적으로 지적을 당한 적이 있나 싶은데 이유가 있는건가요?
이인복 기자: 네. 사실 어느 정도 예상됐던 부분인데요. 올해 독감 백신 접종 사업이 아직 본격화되기도 전에 상온 노출 파문 등으로 시작부터 꼬여버렸기 때문입니다. 국정감사가 시작하자마자 독감 백신 접종 사업을 둘러싼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인데요. 여야를 막론하고 폐기부터 유통까지 관리 체계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국정 감사 이후에도 후폭풍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박상준 기자: 실제로 비단 국정감사 뿐만이 아니라 연일 독감 백신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대체 그 이유가 무엇인지 간략하게 상황 좀 전해주시죠.
이인복 기자: 네. 일단 이번 사건은 국가예방접종을 시작하는 지난달 22일 새벽 질병관리청이 무려 500만 도즈의 백신을 회수하고 접종사업 자체를 전면 중단하면서 시작됐습니다. 백신이 상온에 노출됐다는 이유인데요. 올해 코로나와 독감이 함께 유행하는 트윈데믹에 대한 공포가 높아진데다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커져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일이 벌어지면서 상당한 파장을 가져왔습니다.
박상준 기자: 지금 상황을 보면 계속해서 논란이 커져가고 있는 듯 보이는데요. 상온에 노출된 백신의 효능에 대한 문제 같은데, 정부는 일단 이상이 없다는 결론을 냈죠?
이인복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일단 상온에 노출된 백신을 써도 되는지 하는 부분이 가장 큰 논란 중 하나였는데요. 지난해 세계백신학회지에 게재된 연구를 보면 15분만 상온에 노출되면 백신의 효과가 사실상 사라진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역가가 크게 떨어져 이른바 물백신이 된다는 것이죠. 일부에서는 다른 의견도 있었습니다. 동결이 문제지 현재 기온인 25도 정도에서는 문제가 없다는 건데요. 이러한 가운데 정부는 6일 긴급 브리핑을 갖고 오후 상온에 196회 노출된 것은 맞지만 품질에는 이상이 없다는 결론을 냈습니다. 사실상 맞아도 된다는 의미죠.
박상준 기자: 그렇다면 정부가 이러한 결정을 내린 근거가 궁금한데요. 196회 상온에 노출된 것은 맞지만 품질에는 이상이 없다 결국 이러한 결론인 것 같습니다.
이인복 기자: 네. 질병관리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처, 한국의약품시험연구원이 공동 조사를 진행했는데요. 일단 냉장 유통, 즉 콜드 체인에서 벗어났던 시간은 평균 88분으로 이렇게 노출된 횟수만 196회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하지만 교차 시험 결과 문제가 됐던 백신 모두 25도에서 24시간 노출돼도 품질이 유지된다. 이런 결론이 나왔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입니다. 결국 196회 노출됐다 하더라도 시간이 88분 정도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품질에는 이상이 없다는 것이 정부의 결론인 셈입니다. 하지만 일부는 회수도 이뤄지는데요. 앞서 살펴봤듯 영하 이하의 온도에 노출된 물량 등 27만 도즈입니다.
박상준 기자: 일단 정부가 품질에는 이상이 없다 결론을 내렸는데 논란은 여전합니다. 특히 의료계에서 계속해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또 다른 이유가 있는건가요?
이인복 기자: 네. 정부의 이러한 발표에도 불구하고 현재 의료계는 터질 것이 터졌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습니다. 예방접종사업의 고질적인 문제들이 이번 사건으로 수면위로 떠올랐다는 것인데요. 일단 의료계는 조달가와 독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올해 4가 백신의 조달가 즉 정부의 구매 금액은 10410원인데요. 일선 병의원들이 사입하는 가격은 2만원에 육박합니다. 두배 가량 차이가 나는셈인데요. 결국 정부가 지나치게 싼 가격에 많은 물량을 가져가다보니 매년 접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번 사태도 물류를 맡은 신성약품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데요. 결국 너무 저가 입찰을 유도하다보니 한번도 백신 유통을 해본 적이 없는 회사에 1000억원대에 물량이 돌아가면서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냐는 의혹입니다. 여기에 백신이 냉장용 아이스박스가 아닌 종이박스에 배송됐다는 의사들의 제보가 이어지면서 정부가 백신 접종 사업의 부실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모습입니다.
박상준 기자: 품질에는 이상이 없다고 하지만 문제가 된 백신이 이미 시중에 풀려 접종이 된 것을 두고도 논란이 많았죠? 이미 2천명이 넘게 맞았다고 하는데 이 문제도 여전히 시끄러운 듯 합니다.
이인복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일단 회수된 물량 외에도 상온에 노출된 백신을 이미 접종한 사람들이 많은데요. 현재 집계된 것만 전국에서 2천명이 넘어섰습니다. 특히 이중에서 일부는 이상반응까지 나타나면서 더욱 논란과 비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인데요. 결국 정부가 이들에 대한 집중 모니터링을 결정했지만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고 있습니다. 일단 품질에 이상이 없다는 결론은 나왔지만 이미 크게 번진 불안감은 여전한 셈이죠.
박상준 기자: 최근에 질병관리본부가 질병관리청으로 승격이 됐는데 승격되자마자 이러한 사태가 터졌다는 점에서 부담도 상당할 것 같습니다.
이인복 기자: 네. 맞습니다. 공교롭게도 청 승격과 동시에 이 문제가 터져나왔다는 점에서 질병관리청 입장에서도 난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국정 감사 시즌과 겹쳐 집중 포화를 피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고심이 깊은 모습인데요. 초대 청장인 정은경 청장도 공식 석상에서 계속해서 백신 안전 관리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이번 사태로 제조부터 유통, 관리체계 등 백신 사업 전반에 걸쳐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는 점에서 부담은 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박상준 기자: 이제 독감 유행 시기가 본격화되고 있는데 이렇듯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대책이 시급해 보이는데요. 앞으로의 상황은 어떻게 될까요? 전문가들도 다양한 의견을 내고 있죠?
이인복 기자: 일단 관건은 과연 정부 조달 백신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느냐가 될것 같습니다. 앞서 설명드렸듯 무료 접종 대상자들까지 믿을 수가 없다며 유료 백신을 찾아나선 상황이거든요. 정부가 예상보다 빠르게 조사를 진행하고 품질에 이상이 없다며 진화에 나선 것도 이러한 배경이 작용한듯 합니다. 이제 관건은 정부가 내놓을 독감 백신 접종 사업 개선안이 될텐데요. 이를 통해 국민들을 설득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일맥상통합니다. 이번 기회에 백신 제조부터 유통, 접종 시스템까지 전반적인 점검과 개선이 필요하다는 건데요. 이 과정에서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박상준 기자: 네.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독감 백신 접종 사업과 관련한 논란과 문제들을 짚어봤는데요. 아무쪼록 이번 기회에 시스템 전반에 대한 점검을 통해 개선과 보완이 마무리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메디칼타임즈도 백신과 관련한 최신 정보와 심층적인 분석을 통해 올바른 방향을 견인하겠다는 약속을 드리면서 이번주 메타포커스를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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