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암질환심의위 회의록 입수, 실질적 약가인하 방안 요구 키트루다‧타그리소 모두 14일 회의 미상정…올해 재논의 미지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 위원들은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주(펨브롤리주맙)의 1차 요법 급여확대 시 초기치료 환급방안과 직접적인 약가인하를 원하고 있었다.
이 가운데 지난 14일 7차 회의를 가진 암질환심의위는 키트루다 개발사인 한국MSD측이 다시 제출한 재정분담안을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고, 올해 연말까지 소위원회격인 '면역관문억제제 급여확대 협의체'(이하 협의체)에서 분석하기로 결정했다.
그렇다면 심평원 암질환심의위는 지난 8월 말 복지부와 심평원, 건강보험공단까지 참여한 협의체의 재정부담 절충안을 왜 인정하지 않은 것일까.
16일 메디칼타임즈가 국회로부터 입수한 심평원 암질환심의위 6차(135차) 회의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절충안으로 제시된 재정분담안이 2019년 제출된 재정분담안보다 도리어 후퇴한 안으로 평가했다.
회의가 개최될 8월 말 당시 복지부가 참여하는 협의체에서 논의된 재정분담안을 재상정했던 터라 키트루다의 급여확대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았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암질환심의위 위원들의 생각은 달랐다. 즉각적 재정절감 효과가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절충안도 보류시켰다.
키트루다가 2019년 대비 2020년에 급여확대 범위는 2배 이상 더 늘어났으나 제약사 제출 재정분담안은 총액 대비 재정분담률이 11% 수준에 머물렀다는 것이다.
암질환심의위 권고를 받아들인 로슈의 면역항암제 티쎈트릭주(아테졸리주맙)의 초기치료 3주기 환급의 약가인하 효과가 25~30%인 것에 비하면 MSD 제출안은 부족하고, 급여 형평성에도 맞지 않다는 결론이다.
특히 암질환심의위 위원들은 기존 급여범위 확대 협상 약제의 경우 64억~560억원의 재정부담 증가액에 따른 인하율이 10.4~20%인 것에 비해 MSD의 재정부담 증가액이 2200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더 충분한 재정분담안을 내놔야 한다는 의견이다.
참고로 암질환심의위가 MSD가 제출한 '단계적 환급안'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재정부담 증가액이 1700억원이어도 실제 약가인하 효과는 8.4% 정도이며, 재정부담 금액이 2700억원 정도는 돼야 약가인하 효과가 10.7% 정도로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암질환심의위는 일반적인 급여기준 확대사례에서 총액(cap)에 도달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점을 고려해 MSD가 제출한 방안은 현실적적인 재정분담 효과가 별로 없다고 판단하기에 이르렀다.
암질환심의위 측은 "직접적 가격인하 없는 키트루다 급여확대는 타 면역관문억제제와의 형평성에 차이가 있다. 초기치료 환급 방안을 유지하고 약가인하를 적용하는 것이 최선의 방안"이라며 "실질적이고 즉각적인 재정분담 효과가 나타나는 약가인하, 환급율 확대, 단계적 환급 등 제약사 측이 다시 제출할 필요가 있다"고 결론지었다.
이에 대해 MSD 관계자는 "이는 지난 5월 제출한 내용이다. 암질환심의위 결과를 통보받은 후 즉각적이고 확실하게 회사 측의 재정분담을 확대하는 안으로 9월 말 재정분담안을 추가 재출했다"며 "권고사항을 충실히 반영한 만큼 향후 논의가 신속하게 진행돼 재제출안에 대한 의견을 듣기를 희망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심평원은 지난 14일 암질환심의위 7차 회의를 가졌지만 MSD 측이 다시 제출한 재정분담안은 안건으로 미상정,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암질환심의위 소위원회 격인 협의체에서 분석하는 과정을 거치기로 하면서 향후 안건 상정 시기가 불투명해졌다.
여기에 아스트라제네카 3세대 폐암 표적항암제 '타그리소'의 1차 요법 급여확대 논의도 7차 암질환심의위 회의에선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타그리소의 경우 지난 4월 말 급여확대의 도전했지만 암질환심의위는 부적합 판정을 내린 바 있다.
제약업계를 중심으로 안건 상정 가능성이 흘러 나왔지만, 암질환심의위는 제약업계의 의견은 듣긴 하겠지만 애초부터 상정 대상이 아니었다는 후문이다. 따라서 키트루다와 타그리소 모두 11월 25일로 예정된 올해 마지막 암질환심의위 혹은 내년에 열릴 회의에서 1차 요법 급여확대를 기대해야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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