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인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병원을 대상으로 응급의료관리료를 환수하려는 건강보험공단의 행태에 대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대법원 제2부(재판장 박상옥)는 최근 충청남도 A병원이 건강보험공단을 대상으로 제기한 요양급여 환수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A병원은 2006년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이하 응급의료법)에 따라 지역응급의료기관으로 지정 받았다. 하지만 2011년부터 지역응급의료기관 지정기준에서 요구하는 응급실 전담간호사 5명을 채우지 못했다. 그럼에도 응급실을 찾은 환자에게 응급처치 및 응급의료를 실시하고 응급의료관리료를 받았다.
응급의료관리료는 비응급 환자로 인한 응급실 혼잡을 막기 위해 접수비와 별도로 받는 비용이다. 응급증상이 아닌 상태로 응급실을 방문하면 환자가 응급의료관리료를 전액 부담해야 한다.
건보공단은 A병원이 인력기준을 위반하고도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응급의료관리료를 받았다며 1억7033만원 환수 처분을 내렸다.
A병원은 건보공단 환수 처분이 부당하다고 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과 2심 법원은 건보공단 손을 들어줬다. 인력기준을 위반해놓고 응급의료관리료를 지급받은 것은 부당청구라는 것이다.
대법원은 이를 뒤집었다. 국민건강보험법이 아닌 응급의료법 등 다른 개별 행정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건보공단이 해당 의료기관을 부당이득 징수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고 본 것이다.
즉, 응급의료관리료는 응급의료법에 근거한 것으로 이를 건보법 57조 1항에서 정하고 있는 부당이득 징수 대상이 아니라는 소리다.
재판부는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은 의료기관이 건강보험 가입자나 피부양자에게 적정한 요양급여를 제공하게 하려는 것"이라며 "지역응급의료기관에서 일하는 응급실 전담간호사 인원수를 응급의료법에서 정하는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까지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지방 의료기관의 구인난도 짚었다.
재판부는 "지역응급의료기관은 지역 주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필수시설임에도 현실적으로 간호사 인력 확보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응급의료법에서 응급의료기관이 지정기준에 미달하면 지정권자가 지정을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 시정명령, 과태료, 응급의료수가 차감 등의 제제 규정도 있다"라며 "건보법에서 정하는 급여기준을 위반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응급의료법에 따라 제재하는 것에 더해 환수 처분까지 해야 할 정도로 공익상 필요상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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