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망막병증 치료에 사용되는 항-VEGF 치료제가 인종에 따라 효과가 극명하게 엇갈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흑인의 경우 베바시주맙(bevacizumab, 상품명 아바스틴)을 사용한 치료 효과가 타 인종 대비 절반에 그쳐 다른 치료 옵션을 고려해야 한다는 게 연구진의 결론이다.
아바스틴
미국 보스턴의대 파와리사라 오사타누그라(Pawarissara Osathanugrah) 교수 등 연구진이 진행한 인종 별 항-VEGF 치료제 효과 연구가 미국안과저널에 9일 게재됐다(dx.doi.org/10.1016/j.ajo.2020.09.042).
당뇨병은 미세혈관계에 병변을 일으킨다. 눈의 미세 조직에 장애를 일으킬 경우 당뇨망막병증이나 백내장, 신생혈관녹내장 등의 증상으로 이어진다.
치료법으로는 혈관 순환 장애로 망막 내 저산소증에 반응해 증가하는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VEGF)를 저해하는 항-VEGF 주사 치료가 시행된다.
연구진은 당뇨망막병증 1차 치료제로 아바스틴이 사용된다는 점에 착안,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아바스틴 치료를 받은 환자를 백인, 흑인, 히스패닉 세 부류로 나눠 시력 향상 정도 및 황반두께(Central macular thickness) 변화로 효과를 비교했다.
한번 주사 치료를 받은 314명의 결과를 보면 흑인과 히스패닉의 시력향상 정도는 각각 36%, 39%에 그쳤지만 백인은 50%의 향상을 보였다.
세 번 치료를 받은 150명 중 흑인은 34%의 시력 향상에 그쳤지만 히스패닉은 55%, 백인은 59%까지 효과가 더 높게 나타났다.
인종에 따른 치료 효과를 고려하면 흑인의 경우 아바스틴을 제외하고 루센티스, 아일리아, 마쿠젠 등 다른 항-VEGF 치료제 옵션을 우선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뜻.
다만 이번 연구에선 타 약제와의 비교 및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연구가 진행되지 않아 무엇이 더 적절한 치료법인지 결론이 나진 않았다.
연구진은 "흑인은 타 인종 대비 시력 향상 정도에 있어 상당할 정도로 낮은 치료 효과가 나타났다"며 "향후 인종이나 민족에 따른 최적의 항-VEGF 치료제 선택을 위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결론내렸다.
수브라마니안(Subrmanian) 보스턴의대 안과 부교수는 "흑인은 미국 인구의 13.4%를 차지하지만 백인보다 당뇨망막병증 유병률은 적어도 두 배 이상 높다"며 "따라서 향후 적절한 치료법을 찾기위한 연구가 추가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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