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의사 정원 부족 현실화로 급부상한 'PA(Physician Assistant, 의료보조인력) 합법화' 논의체에 초음파 시행 주체 관련 논란을 끼워 넣는 것은 "간호사 대리검사를 허용하는 것과 같다"는 비판이 나왔다.
대한임상초음파학회 한정호 보험이사는 15일 열린 추계학술대회를 맞아 실시한 기자간담회에서 "초음파 검사는 PA의 업무 분야가 아니다"라고 선을 긋고 "초음파는 환자 생명을 결정하는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수술하는 의사를 보조하는 인력, 응급콜을 받았을 때 정보를 거르는 인력 등이 PA 업무 범위 안건이 될 수 있겠다"라고 덧붙였다.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일환으로 초음파 급여화를 진행 중이다. 로드맵에 따르면 심장 초음파 급여화는 연말로 예정돼 있지만 시행 주체 문제가 해결점을 찾지 못한 데다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일정이 미뤄지고 있는 상황.
이런 가운데 의대생 국시 미응시 사태로 내년 2700여명에 달하는 신규 의사가 배출되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면서 의사 공백을 전문간호사로 메우겠다는 정부의 복안이 공개돼 초음파 시행주체 문제도 덩달아 관심을 받고 있다.
실제로 정부는 전문간호사 업무범위에 PA 간호사 업무를 반영한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을 준비하기 위해 보건의료단체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고 있다. 여기에 심장초음파 시행 주체 문제도 안건으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한정호 보험이사는 "초음파 검사는 환자 생명을 결정하는 진단 영역이다. 이를 무자격자인 간호사에게 단독으로 허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라며 "일부 대형병원과 대한병원협회를 중심으로 무자격자에 의한 대리검사를 하면서 이를 마치 의사가 하는 것처럼 포장하고 있다. 이를 관행적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초음파 시행 주체 문제는 상복부 초음파 급여화 당시에도 논란이 된 부분"이라며 "논의 결과 시행 주체는 의사이며, 실시간으로 방사선사에 한해 허용했다"고 못 박았다.
무자격자의 초음파 검사 문제는 일부 대형병원만의 문제라며 의료계 차원에서 자정을 위한 노력을 해야한다는 주장도 더했다.
한 이사는 "복부 초음파도 암을 놓치면 환자가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생명과 직결되는 필수의료분야를 무자격자에게 대리검사 시키는 현실을 바꾸기 위한 캠페인을 해야한다"며 "의협이 나서지 않는다면 그 분야 전문가인 개별 학회가 나서서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무자격자에게 초음파 검사를 하도록 하는 병원은 국내에1%도 안된다"라며 "몇 개의 대형병원이 하고 있을 뿐이다. 그들만 원칙을 지키면 된다. 자정은 결코 어려운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한임상초음파학회는 아직 대한의학회 인정을 받지 않은 학회인 만큼 초음파 급여화 관련해서 주도적으로 의견을 내고 있는 심장초음파학회와 뜻을 같이 할 예정이다.
천영국 부이사장은 "심장초음파학회와 MOU를 맺고 시행 주체 문제에 대해 충분히 논의를 진행하는 과정이 1차적으로 필요하다고 본다"라며 "심장초음파학회는 이미 의사가 초음파 시행 주체라는 입장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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