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산하 TFT, 조사대상 204곳 선정…비용, 행위, 재료 현황 조사 "정부 추정치, 현실과 안맞다" 병협과 공동 협의체도 구성
코로나19로 미뤄지고 있는 척추 MRI 급여화. 정부의 보장성 강화 로드맵 중 가장 큰 고비로 꼽히고 있는 만큼 의료계가 직접 비급여 시장 규모 파악에 나섰다.
29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의사협회 산하 척추 근골격계 보장성 강화TFT(위원장 박진규, 이하 TFT)는 조사위원회를 꾸리고 MRI를 갖고 있는 의료기관 명단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게 입수해 척추 관련 비급여 현황 파악을 위한 실태조사에 돌입했다.
TFT는 MRI 보유 의료기관 1167곳 중 204곳 이상을 조사대상 기관으로 선정해 비급여 MRI 현황, 척추질환 관련 비급여 행위, 재료 현황 등을 조사하고 있다. 척추질환 관련 비급여 행위는 11개 항목, 초음파 2개 항목, 치료재료 17개 항목 등이다.
보건복지부는 척추와 근골격계 MRI 검사가 전체 MRI 비급여의 65.2%에 해당한다고 파악하고 있다. 또한 비급여 시장 규모는 척추가 3300억원, 근골격계가 3700억원에 달하며 전체 등재비급여 3200여개 중 척추‧근골격계‧통증 질환은 1200여개로 38%에 해당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척추 MRI 급여화를 대비해 진행한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척추 MRI 비급여 규모는 2800억여원 수준이었다. 42개 상급종합병원을 포함, 총 78개 병원의 척추 MRI 비급여 현황을 조사한 결과다.
이처럼 정부 주도의 시장 현황 파악 데이터는 있지만 의료계가 자체적으로 비급여 시장 규모를 파악한 경우는 없는 상황.
의협 지규열 보험이사는 "비급여 시장 규모를 의료계가 선제적으로 파악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며 "현재 척추 근골격계 MRI는 비급여이기 때문에 정부의 발표도 추정치일 뿐이다. 현실과는 턱없이 안 맞는다고 판단했다. 냉정하게 시장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조사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MRI 급여화 과정에서 가장 비중이 큰 분야인 만큼 척추‧근골격계 MRI 급여화는 가장 후 순위로 미뤄진 상황이다. 당초 공개된 일정에 따르면 정부는 10월 중으로는 관련 협의체를 구성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면서 급여화는 해가 넘어가게 됐다.
의료계가 추진하는 실태조사 대상으로 선정된 기관 중 마취통증의학과, 신경외과,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영상의학과는 학회 차원에서 해당 전문과별로 조사 및 협조를 요청했다. 이들 진료과는 척추MRI 급여화와 직결된 진료과다. 1167개 기관 중 전문과 구분이 없는 기관 326곳에 대해서는 대한병원협회에 협조를 요청했다.
실태조사와 함께 의협은 TFT와는 별도로 척추‧근골격계 보장성 강화 대응을 위해 급여화의 또 다른 한 축인 병협과도 협의체를 만들었다. MRI 비급여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의원뿐만 아니라 병원계와도 공조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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