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외과 박찬용·장예림 교수 영입 "TF 실행안 마련, 3월 가동" 외상+응급 협업 모델 추진…진료 공간·업무분장 등 숙제
서울대병원이 보건복지부 권역외상센터와 무관한 별도의 외상센터 운영을 추진하고 있어 주목된다.
외상환자를 중심으로 응급환자 치료를 병행하는 새로운 방식의 외상센터 시스템을 구현할 것으로 보여 권역외상센터와 병원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14일 메디칼타임즈 취재결과, 서울대병원(원장 김연수)은 최근 외상외과전문의 영입을 통해 별도 TF팀을 구성하고 3월 중 운영을 목표로 중증외상센터 가동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대병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증외상센터 설립을 위한 외상외과전문의 영입 등 본격적인 준비에 나섰다.
이미 원광대병원 권역외상센터 박찬용 교수와 단국대병원 권역외상센터 장예림 교수의 채용을 지난달 마무리했다.
중증외상센터장은 외과 하종원 교수가 담당하고, 외과 전임의 3명과 영입 교수 2명 그리고 외상 코디네이터 1명 등 의료진 구성을 완료한 상황이다.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권역외상센터 17개소 중 서울 지역은 국립중앙의료원 1개소 뿐 이다.
국립중앙의료원이 중앙외상센터 역할을 부여받았지만 미군 공병단 부지 이전에 따른 신축 병원 완공 후 실질적인 가동까지 적잖은 시일이 걸린다.
서울대병원이 중증외상센터를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서울권 외상사고 환자 최고 사망률 개선과 함께 외상센터 새로운 모델 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서울시가 서울대병원 외상센터 설립에 동의하면서 인건비 일부를 보조하는 것도 시민들의 외상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현 권역외상센터는 복지부로부터 외상외과전문의 및 외상 중환자실 간호사 인건비 지원을 받고 있다.
인건비 지원에 따른 365일, 24시간 대기하며 외상환자만을 치료해야 하는 권역외상센터 의료진은 해당병원에서 찬밥 신세이다.
더욱이 코로나19 방역 강화로 시민들의 야간 활동이 줄어들면서 외상환자는 절반 가까이 감소하면서 대기 상태인 외상센터 의료진과 병원 경영진 마음을 무겁게 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자체적인 중증외상센터를 통해 외상센터의 신모델을 정립한다는 방침이다.
권역외상센터의 제도적 한계를 탈피해 외상환자를 중심으로 초응급환자 치료를 접목한 외상센터의 실효성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리모델링 중인 권역응급의료센터와 신설되는 중증외상센터의 진료 공간 분리와 협업을 위한 센터별 의료진 업무 배정 등 넘어야 할 산이 존재한다.
정승용 진료부원장은 "서울대병원 외상센터는 진료기능을 포함해 외상외과전문의 육성 등 많은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면서 "TF 논의를 통해 외상센터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현실적 방안을 마련해 3월 중 가동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권역외상센터 의사들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A 권역외상센터 교수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서울대병원의 외상센터 설립 움직임이 회자됐다. 외상환자와 응급환자를 결합한 기능과 역할은 외상센터 의사들 사이에서 입장이 갈리고 있다"며 "침체된 외상센터의 변화가 필요하다. 서울대병원의 새로운 시도가 기대된다"고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B 권역외상센터 교수는 "서울대병원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자칫 힘들게 쌓아올린 외상외과 분야가 흔들릴 수 있다. 응급환자와 외상환자는 다르다"면서 "외상외과 전문의들이 응급센터를 단순 지원하는 시스템은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대병원이 권역외상센터의 태생적, 구조적 한계를 뛰어넘을 지 아직 미지수이다.
정승용 진료부원장은 "권역외상센터의 현 규제와 진료패턴은 한계에 부딪칠 가능성이 높다"면서 "서울시의 인건비 일부 지원과 병원 자체 예산을 투입해 외상외과와 응급의료를 결합한 새로운 외상센터 모델을 서울대병원이 제시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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