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진 의료기관평가인증원장 의생탐구⑦축구 국가대표 팀닥터 임영진 원장 "축구 팀닥터, 진료과 상관없이 의사라면 누구나"
축생축사(축구에 살고, 축구에 죽다). 의료계에서 축구 사랑으로 유명한 의료기관평가인증원 임영진 원장에게 딱 들어맞는 말이다.
60~70년대를 주름 잡았던 '아시아의 표범' 이회택 선수는 그의 우상. 그를 만나려면 국가대표 축구선수가 되든지, 팀닥터가 되면 된다는 혹자의 말에 의사의 길을 선택했다.
그의 꿈은 현실로 이뤄졌다. 의사가 된 임영진 원장은 2001년 축구 국가대표 팀닥터가 됐고, 2015년까지 15년 동안 국가대표팀 팀닥터로 활동했다.
2004년 아시안컵 참가 차 중국으로 가는 길 그는 우상 이회택 선수를 만났다. 이회택 선수는 당시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으로서 우리나라 축구단 단장이었다. 그날의 인연은 지금까지도 돈독하게 이어져 오고 있다.
임 원장은 "축구에서 팀닥터는 선수의 부상 방지를 위한 건강 관리, 경기 후 근력 체크, 선수 컨디션 유지를 비롯해 식단까지도 관여한다"라며 "과거 히딩크 감독이 오후 2시부터 경기가 있는데 점심 식사 메뉴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팀닥터에게 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팀닥터 역량의 70~80%는 경기 중에 발휘된다"라며 "경기장에서 선수가 본인의 실력을 120% 발휘할 수 있게 유지시켜줘야 한다. 부상이 있을 때 바로 발견해서 선수 교체 여부에 대한 조언도 한다"고 말했다.
임 원장은 축구가 근골격계를 많이 활용하는 스포츠다 보니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의사만 팀닥터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편견'이라고 봤다. 15년 동안 국가대표 팀닥터를 했던 임 원장도 신경외과 전문의다.
임 원장에 따르면 축구 경기장에서 진짜로 필요한 의료행위 능력은 응급처치다. 심폐소생술(CPR), 기도삽관(Intubation)은 기본으로 할 수 있어야 한다. 골대에 머리를 부딪히거나 헤딩 과정에서 머리에 부상을 입어 피를 철철 흘릴 때도 선수 부상 정도를 즉각 판단하고 대응이 가능해야 한다.
임 원장은 "골대에 머리를 부딪혀 즉사한 선수도 있다. 헤딩 등 과정에서 머리 쪽에 피를 철철 흘리는 경우도 쉽게 볼 수 있다"라며 "그런 면에서 뇌 수술을 하는 신경외과 의사도 (팀닥터에) 적격이다"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외국에 가도 팀닥터 전문과목이 신경외과라고 하면 의아한 시선으로 본다. 정형외과나 재활의학과 의사가 팀닥터를 해야 한다는 편견이 외국에도 퍼져있는 것"이라며 "이런 시선을 불식시키기 위해 결국 스포츠의학 전문의 자격을 땄다"고 말했다.
"축구에서는 급여 받으며 일하는 팀닥터 거의 없다"
임영진 원장은 약 15년 동안 팀닥터로서 축구 국가대표팀의 건강을 책임졌지만 이를 하나의 진로로 생각할 만큼 만들어진 환경은 아니라고 했다. 팀닥터 분야는 아직 직업으로서는 불모지라는 것.
그는 "피파(FIFA, 국제축구연맹) 규정을 보면 A매치 팀에는 메디컬 닥터 한 명이 벤치를 지키도록 하고 있다"라며 "우리나라도 1996년 축구협회에 의무분과위원회를 만들었는데 A매치가 아니면 메디컬 닥터가 없어도 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외국은 머리가 하얘질 때까지 팀닥터를 하는 팀도 많다"라며 "축구에서는 급여를 받으며 팀에 상근하는 팀닥터는 없다고 보는게 맞다. 우리나라에서 팀닥터는 커리어(경력) 중 하나일뿐 수익을 생각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실제 임영진 원장이 국가대표 팀닥터로 활동하면 원정 경기를 갔을 때 하루 일당으로 50달러(약 5만5000원)를 정도였다고 한다.
그는 "감독, 코치, 팀닥터가 훌륭해야 팀 역량이 올라간다는 것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라며 "체육인, 구단, 협회 등에서도 단순히 축구 구경을 하며 박수만 치는 게 아니라 팀닥터의 중요성을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에서 팀닥터는 '봉사'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팀닥터를 꿈꾼다면 해당 종목에 대한 사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점을 특히 강조했다.
임영진 원장은 직접 축구 경기를 뛸 뿐만 아니라 자신이 속하는 단체마다 축구단을 창단할 정도로 애정이 넘친다.
2002년 대한의사축구연맹을 만들어 20년 동안 회장을 하고 있다. 대한신경외과학회 내에 축구단을 만들어 일본과 친선경기를 정례적으로 하는가 하면 교회에서 청소년 축구 전도대를 만들어 감리교 청소년 축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임 원장은 의사이면서도 선수들과 직접 공을 차는 팀닥터다.
그는 "선수가 아프다고 하면 약주고, 자기 일 끝나면 한쪽에서 공부하고 있으면 선수들도 의사에게 거리감을 느낀다. 팀닥터가 뛰어가서 직접 공을 주워서 차주고 공이 날아오면 볼 트래핑을 해서 센터링해 주면 선수들과 심리적 거리가 가까워진다"라며 "선수와 가까워질수록 선수의 심리적 상처도 만져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진단과 치료만 하는 팀닥터는 아무나 할 수 있다"면서도 "의학적으로만 접근하면 안 되고 평상시 축구를 사랑하고 선수를 아끼는 마음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들에게 따뜻한 손길이 전해져야 한다. 이는 환자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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