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생탐구⑧카카오벤처스 밸류업파트너 김치원 상무 경영 컨설팅에 깊은 조예...기회 늘리는 것도 의사 역할
맥킨지 기업 경영 컨설팅, 디지털헬스케어 파트너, 카카오벤처스 밸류업파트너.
이는 서울와이즈요양병원 김치원 원장을 부르는 다양한 직함이다. 그러면서도 요양병원을 운영하며 임상의의 역할도 충실히 해내고 있다. 명칭은 다양하지만 그 이력을 관통하는 하나의 단어는 '경영'이다.
김치원 원장의 첫 번째 직업은 컨설팅 기업 맥킨지에서 기업 경영 컨설턴트였다. 서점에서 새로 나온 경영, 경제 서적을 찾는 게 취미일 정도로 경영 분야에 관심 있던 김 원장은 서울의대 본과 1학년이던 1998년 맥킨지 존재를 알게 됐다.
그 후 김 원장은 내과 전문의 자격 취득 후, 맥킨지에 입사했다. 임상의가 아닌 다른 일을 해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만으로 결정한 일이다.
그는 "뚜렷한 목표가 없는 의대생이라면 공부에 집중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새로운 일을 찾기 위해 계속 고민했던 것 같았고, 그 일을 찾기 위해 도전을 했던 것이 맥킨지의 컨설턴트였다"고 회상했다.
그런 경험은 그에게 위기관리 능력을 알려줬다. 이어 "컨설팅 회사에서 배우는 것은 문제 해결 방식이었다"라며 "어느 정도 경험을 쌓고 나면 관심 있는 주제가 던져졌을 때 어떻게 풀어서 상대를 설득하면 되겠구나 하는 접근이 가능해진다"라고 덧붙였다.
맥킨지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삼성서울병원 의료관리학과 임상조교수로 병원 운영의 전략을 짜는 일을 했다. 그러고는 경기도 의왕시에 요양병원을 설립하고 한 동안은 병원 운영에 집중했다.
제2의 외도, 헬스케어 스타트업 발굴·육성
병원 운영이 안정을 찾자 그는 '헬스케어' 분야로 눈을 돌렸다. 경영 감각을 발휘해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투자사인 디지털헬스케어파트너스 설립에 참여해 '액셀러레이터'로서 활동한 것.
지난달부터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카카오벤처스에서 밸류업파트너(상무이사)로 근무를 시작했다.
김 원장은 "기술적인 전문성보다 기업 컨설팅을 경험했고 큰 병원에서 일을 해보고, 작은 병원도 운영해보면서 의료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편"이라며 "여기에 경제적 성과 등에 이해가 밝다. 이런 측면에서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 보니 헬스케어 산업 중에서도 김 원장의 가장 큰 관심은 '디지털 헬스케어 모델이 의료현장에 어떻게 쓰일 수 있을 것인가'다.
그는 "좋아하는 경제학 개념 중 하나가 탐색재, 경험재, 신용재라는 것인데 이들을 적용하면 의료의 특수성이 많이 설명된다"라며 "의료는 경험만으로 팔기 힘들고, 탐색하는 것은 비용이 많이 든다. 내가 써봐도 좋은지 나쁜지 판단이 되지 않는 신용재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술을 받았는데 잘 받은 것인지 환자 입장에서는 알 수 없다. 그냥 잘 됐을 것이라고 믿어야 하는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의료산업은 의사가 끌고 갈 수밖에 없는 시장"이라고 밝혔다.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스타트업 중 미래가 밝은 기업을 발굴하고 투자를 해야 하는 만큼 항상 조심스럽다고 한다.
그는 "해당 아이디어가 시장에서 어떻게 반응할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조심스럽다"라며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는 계속 의문을 가져야 한다. 이 회사가 왜 가치를 인정받았을까. 이 회사가 만들어낸 가치가 무엇인가에 대해서 항상 질문을 던져야한다"고 강조했다.
또 "헬스케어는 매우 독특한 시장이다. 신기한 기술이 있으니 뛰어들자고 했다가 안되는 게 너무 많다"라며 "시장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고, 의사로서 임상 경험도 도움이 된다. 다만, 내가 제일 잘 안다는 자만은 금물"이라고 조언했다.
현재 그가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는 고령사회와 관련된 것이다.
개인적 관심사임을 전제한 그는 홈 헬스케어, 그중에서도 에이징인 플레이스(Aging In Place)를 꼽았다. 에이징인 플레이스는 노인이 살아온 집이나 지역사회에서 벗어나지 않고 여생을 보내는 것을 말한다. 그는 "에이징인 플레이스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언젠가는 뜨는 분야"라고 자신했다.
또 "수면도 B2C가 가능한 몇 안 되는 영역 중 하나"라며 "보험급여가 안되도 해결이 가능한 분야라고 생각한다. 이밖에도 보다 세부적으로는 의료인공지능, 생체신호 분석 등도 있다"고 예측했다.
기업의 가치를 측정하고 투자하고, 경영에 도움을 주는 업무를 한다고 했을 때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이 바로 경영전문대학원(MBA)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인가다.
그는 "그렇지만은 않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의사 면허를 더 빛나게 해 줄 이력 중 하나가 될 수는 있지만 '꼭' 거쳐야 하는 과정은 아니라는 것이다. 대신 비임상 진로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영어와 글쓰기를 추천했다.
김 원장은 "막연히 생각하는 것과 이를 글로 정리할 때 논리적 차이가 크다"라며 "쓰다 보면 허점들이 보인다. 그 과정에서 배우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그는 "학부 때 뉴질랜드에서 1년 동안 영어공부를 하고 왔다. 이후에도 영어를 잘 하면 뭘 하더라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생각해서 열심히 공부했다"라며 "물론 의대 밖, 즉 사회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관심은 항상 열어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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