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기존 제도로 수용 안돼" 선 급여 후 평가 필요성 강조 정부 "새로운 제도 논의보다는 현 제도 안에서 융통성 고민 필요"
말기 혈액암 환자의 희망으로 여겨지는 CAR-T 치료제 킴리아(티사젠렉류셀)가 국내 허가를 받았지만 아직 해결할 과제는 산적하다.
기존 의약품과 다른 방식으로 치료하기 때문에 약가 산정이 어려울 뿐더러 5억 원에 달하는 가격으로 급여적용을 어떻게 할 것인지도 갑론을박이 치열한 상황.
이로 인해 정부와 업계는 초고가 의약품 급여화 논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현 제도 안에서 고민과 새로운 제도의 도입을 두고 시선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13일 데일리팜과 메디칼타임즈는 '초고가 의약품 등재 시스템의 올바른 해법'을 주제로 제42차 미래포럼을 개최하고 새로운 신약의 급여 등재 방안을 모색했다.
먼저 정부는 CAR-T 치료제와 같은 환자 맞춤형 약제의 개발과 환자 요구도가 높아 질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비용적으로 일시에 고가가 투입된다는 부분에서 우려를 전했다.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 최경호 약무사무관은 "고가약이 보험의 방식이 아니면 일반 환자는 투약이 어렵고 큰 장벽으로 작용한다는데는 동의한다"며 "지급방식이나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방식들이 기존 치료제와 다른 특성이 있어 잘 접목 돼야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최 사무관은 이어 공식적인 입장은 아니라고 전제하며 기존 급여제도 안에서 이같은 논의도 가능할 것 이란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새로운 급여모델에 대한 의견도 있지만 조금 더 깊이 들여다 봐야할 부분이 많다"며 "현재 위험분담제 등을 통해 계약방식을 일정 부분 변화하고자 하는 융통성이 있다면 급여 부분에서 접근성도 늘어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제약업계는 기존에 약제 급여방식에서 다른 기준을 적용하거나 '선 급여 후 평가' 등의 제도를 도입해 초 고가약을 급여권에서 판단해야 한다며 변화를 강조했다.
JW중외제약 나현석 부장은 "신약 평가 시 비용효과성에 대한 부분이 있는데 현재 경제성 평가의 틀에서 억대 약값을 잣대를 맞출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원샷 치료제의 경우 환자가 가진 삶의 질이나 순응도 측면에서 경제성 평가라는 관점에 녹여내기 힘들 것이다"고 평가했다.
특히, 초 고가 신약은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약이기 때문에 이전의 치료제를 평가하던 시각을 가지고 검토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가치를 두고 인정해줘야 한다는 것. 이를 위해 언급된 방안 중 하나가 '선 급여 후 평가제도'다.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 김민영 상무는 이 제도가 정부에서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제도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 상무는 "밀려오는 첨단 바이오 의약품이 현행 제도로 담아내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보인다"며 "선 급여 후 평가제도 도입을 검토해 환자의 접근성을 신속히 가져가고 선 급여 기간이 끝남과 동시에 검증을 통해 재정의 불확실성도 해소하는 일거양득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김 상무는 "위험분담제도 최초 적용 시 비용 효과성으로 검토하기 어려워 근거 생산 조건부 급여로 등재된 사례가 있었다"며 "이후 자료수집 및 평가과정을 거쳐 현재까지 보험급여가 유지된 만큼 선 급여 후 평가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사무관은 이러한 업계 의견에 새로운 모델에 대한 어디까지 수용하고 운영할지에 대해 정부도 많은 고민과 숙제가 있다고 전했다.
최 사무관은 "선 급여 평가의 부분은 제약사들이 충분한 사례를 준다면 검토해볼만 하다고 생각한다"며 "제도를 어떻게 풀어갈지에 대해서도 충분히 머리를 맞대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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