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간 소아 환자 수술 분석 통해 적정 전문의 수 추정 소아외과 전문의 수술 사망률 현저히 낮아…"개선 필요"
국내에 소아외과 전문의 제도가 도입된지 3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 수가 너무 부족해 일반외과 의사가 소아 수술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16년간 소아 환자들의 수술을 분석한 결과 소아외과 전문의가 시행한 수술이 10%에 불과했던 것.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최소 200명까지 소아외과 전문의를 육성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16년간 소아 외과 수술 조사…소아외과 전문의 비중 10% 불과
오는 5월 10일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는 국내 소아 환자의 외과 수술에 대한 현황과 이를 기반으로 하는 소아외과 전문의 수요 예측 결과가 게재될 예정이다.
과거 소아외과 전문의가 없는 병원의 경우 일반 외과 의사가 소아 수술을 담당해 온 것이 사실이다. 또한 지금도 소아외과 전문의가 근무하는 곳이 적다는 점에서 이같은 관행이 이어져오고 있는 것이 사실.
이로 인해 과연 일반 외과 의사가 소아 수술을 담당하는 것이 맞느냐는 논란이 지속되고 있지만 여전히 상급종합병원조차 소아외과 전문의가 없는 곳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외과 서정민 교수가 이끄는 다기관 연구진이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 등을 이용해 이와 관련한 분석에 들어간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실제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소아외과 전문의 현황을 파악하고 일반 외과 전문의와의 수술 후 임상 지표를 비교하는 동시에 과연 안정된 소아 수술을 위해서는 소아외과 전문의가 얼마나 필요한지 수요 예측을 하기 위한 목적이다.
연구진이 2002년부터 2017년까지 16년간 소아 수술 건수를 분석한 결과 총 건수는 372만 1554건으로 집계됐다. 연간 평균은 23만 2592건으로 2002년부터 2017년까지 총량으로 124%가 증가했다.
하지만 이 중 소아외과 전문의가 수술한 비중은 10.25%에 불과했다. 그나마 2002년에는 약 8.32%에 불과했던 것이 2017년에는 15.92%로 일정 부분 비중이 늘고 있었다.
연령별로 분석하면 역시 소아의 나이가 어릴 수록 소아외과 전문의가 집도하는 비중이 높았다. 일단 0세 환자는 수술의 26.49%를 소아외과 전문의가 집도했으며 1세는 27.68%로 0~1세 신생아의 경우 소아외과 전문의가 수술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하지만 13세의 경우 4.89%에 불과했으며 14세도 마찬가지로 4.73%로 크게 낮았다. 나이가 올라갈 수록 소아외과 전문의가 수술에 참여하는 비중이 낮아진다는 의미다.
질환별로도 많은 차이를 보였다. 연구 기간의 마지막 5년 동안 주요 소아 질환 수술 건수를 분석하자 담도 폐쇄증의 경우 소아외과 전문의가 집도한 비중이 100%에 달했고 유문 협착증도 79.4%로 크게 높았다.
하지만 서혜부 탈장은 41.6%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고 맹장염의 경우 11.9%로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NICU 등 수술 경과 월등히 좋아…적어도 전문의 200명 필요
그러나 세부 분과의 취지에 걸맞게 수술 후 임상 지표들은 소아외과 전문의가 집도한 경우가 월등하게 좋았다.
조사 기간인 16년 동안 급성 복증으로 신생아중환자실(NICU)에 입원한 환자 6342을 조사하자 대다수 지표에서 소아외과 전문의가 유의하게 좋은 예후를 보였다.
일단 2.5kg 이하 미숙아를 대상으로 한 급성 복증 수술을 보면 30일내 사망률이 일반외과는 11.4%, 소아외과는 8.8%를 기록했다. 180일 이내 사망률을 봐도 일반외과가 26.5%, 소아외과는 23.4%로 차이를 보였다.
이는 소아 환자의 체중이 적을 수록 더욱 큰 차이를 보였다. 1.5kg 이하 소아를 대상으로 하자 30일 이내 사망률이 일반 외과는 16.9%, 소아외과는 10.9%를 보였다.
180일 이내 사망률도 마찬가지로 일반외과가 37%에 달한데 반해 소아외과 전문의가 집도한 경우 28.1%에 불과했다.
하지만 문제는 현재 국내에 소아 환자들의 수술을 맡을 소아외과 전문의가 지나치게 적다는 점이다. 지나치게 낮은 수가로 인해 적자를 면치 못하면서 소아외과 자체를 운영하지 않는 병원이 늘고 있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실제로 현재 국내에 소아외과 전문의 수는 49명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연구에서 진행된 16년간의 분석 결과를 토대로 국내에 필요한 적정 소아외과 전문의 수는 몇 명일까.
연구진은 이에 대해 최소 지표 수술만을 담당할 경우 63명, 신생아 중환자실만 담당할 경우 63명, 주요 소아 질환을 맡을 경우 209명, 모든 소아외과 수술을 담당할 경우 366명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를 주요 선진국들과 비교해 추산하면 적어도 소아외과 전문 분야가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최소 165명에서 206명의 전문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연구진의 결론이다. 지금에 비해 4배는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현재 소아외과 전문의들의 근무 행태를 보면 병원에 단 한명만이 근무할 경우 혹시 모를 응급 상황 대기를 위해 실제 소아 환자가 내원해도 수술에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적어도 한 병원에 두명 이상의 소아외과 전문의가 배치돼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1세대 소아외과 전문의들이 은퇴하기 시작한 2004년부터 전문의 수가 급격하게 줄고 있으며 현재 활동중인 2세대 전문의들도 2020년부터 은퇴가 본격화된다"며 "이대로 소아외과 전문의의 대가 끊어진다면 10년 내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소아외과 전문의 수를 늘리기 위한 방안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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