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급 건강보험 보장률 50% 후반, 비급여 관리 중요" 시범사업서 의원급 입력 항목 평균 12개 "행정부담 안 크다" 추측
"의원급 건강보험 보장률은 50% 후반이다. 의원급에서 비급여 관리가 더 중요한 상황이다. 비급여 보고 의무화, 실보다 득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김선민 원장은 4일 취임 1주년을 맞아 가진 간담회에서 "보장성 강화 이후 가장 중요한 후속조치는 비급여 관리 정책"이라며 "4대 중증질환 보장률은 82.7%에 이르지만 의원급 보장률은 50% 후반대에 머물고 있어 의원급에서 비급여 진료에 대한 환자 알 권리나 선택권이 중요하다"며 비급여 보고 제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심평원은 지난달 27일부터 개원가를 대상으로 616개 비급여 항목에 대한 진료비 자료 제출을 받고 있다. 의원급은 6월 1일까지, 병원급은 다음 달 17일부터 6월 7일까지 616개 항목 중 의료기관에서 하고 있는 비급여 항목별 금액 등을 입력해야 한다. 심평원은 의료기관이 입력한 비급여 정보를 종합해 8월 18일 공개할 예정이다.
심평원에 따르면 2일 현재 비급여 자료를 제출해야 하는 의원, 치과의원, 한의원 등 의원급 의료기관 6만5000여곳 중 약 3% 정도가 비급여 자료를 제출했다. 일주일 사이 약 2000곳이 비급여 자료를 낸 것.
장인숙 급여전략실장은 "4개 의사단체에서 비급여 자료를 제출하지 말라는 등의 내용으로 대회원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보니 제출률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다"라며 "앞으로 10주 정도 자료를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의료계는 비급여 보고 의무화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4일에는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해 대한병원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수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제도 반대를 한목소리로 외쳤다. 환자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의료기관의 행정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게 주된 이유다.
김선민 원장도 행정적 부담 등 의료계의 우려를 잘 인지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비급여 보고 의무화는 실보다는 득이 많은 제도라며 추진 방침을 재확인했다.
김 원장은 "지금까지 해왔던 비급여 항목 가격 공개도 과잉경쟁으로 이르지는 않았다"라며 "환자들이 비급여 가격은 정보로만 활용하지 가격만 보고 의료기관을 선택하지 않는다. 진료비 예측 차원에서 가격 정보를 활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장인숙 실장은 지난해 실시한 시범사업 결과 의원급 의료기관의 행정 부담이 비급여 자료 제출에 큰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비급여 자료 제출 항목은 총 616개이지만 의원급은 한 곳당 평균 12개 정도만 가격을 입력하면 된다"라며 "입력하고 제출하는 데 40분 정도 걸렸다. 행정부담이 그렇게 크지는 않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실제 심평원이 지난해 실시한 의원급 비급여 진료비 공개 시범사업 결과를 보면 의원급 의료기관 중 비급여 자료를 제출한 곳은 7373곳으로 전체의 11%를 차지했다. 의원만 따로 떼놓고 보면 전체 3만2876곳 중 12% 수준인 3935곳이 비급여 자료를 냈다.
의원의 비급여 진료비 평균 항목수는 7개였다. 최대 94개 항목을 입력한 의원도 있었다.
김선민 원장은 심평원이 비급여 관리 강화 종합 대책 실행 기관으로서 앞으로 의료계와 적극 관련 논의를 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현재는 비급여 가격 정보만 입력하고 있다"라며 "의료계는 비급여 관련 모든 정보를 다 받는 것에 대한 우려가 큰 것으로 알고 있다. 아직 논의 중이고 결론이 안 난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비급여 공개 항목 선정이나 공개 방식 등 실무적인 사항들을 의료계와 충분히 논의하면서 추진해 합리적인 방식으로 실행에 옮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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