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미준수 기관 의료급여 등급 한 단계 하향 개정안 고시 연이은 규제책 불만 고조 "회초리 대겠다는 봉건적 사고방식"
보건당국이 정신의료기관의 강화된 시설장비 기준에 이어 미준수 시 수가 인하 등 강력한 규제 정책을 들고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7일 메디칼타임즈 취재결과, 보건복지부가 최근 행정예고한 ‘의료급여수가의 기준 및 일반기준’ 일부개정안을 놓고 정신의료기관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정안 골자는 정신의료기관 시설 및 장비 기준을 고의적으로 갖추지 않은 것으로 인정하는 의료급여기관의 기관 등급을 한 등급 하향시키겠다는 것이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 3월 5일 코로나19 확산으로 정신의료기관 내 입원환자의 집단감염을 차단하기 위해 시설기준을 강화한 개정된 정신건강복지법 시행규칙을 공포했다.
정신의료기관의 입장을 일부 수용해 유예기간을 부여했지만 현행보다 강화된 규제책이다.
기존 정신의료기관은 입원실 8병상 이하로 하되, 2023년부터 6병상 이하로 줄여야 한다. 병상 간 이격거리도 1.0m 이상에서 2023년부터 1.5m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
또한 손 씻기 시설 및 환기시설 설치와 비상문, 비상경보장치, 보안 전담인력 등을 3월 5일부터 일괄 적용했다.
이번 개정안은 시설장비 기준을 불이행한 정신의료기관의 의료급여기관 등급을 한 단계 하향시키는 사실상 수가 인하이다.
의료급여기관 등급은 입원환자 수 대비한 의사와 간호사, 정신건강전문요원 구성비에 따라 G1~G5로 나눠진다. 등급 구간별 입원환자의 1일당 정액수가 차이는 1만원 내외이다.
시설장비 기준 준수여부를 의료인력 확보에 따른 기관 등급에 접목하는 초강수 고시인 셈이다.
지난해 청도병원의 집단감염 사태에 따른 후속조치로 풀이된다.
정신의료기관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수도권 정신의료기관 의사는 "시설장비 기준 강화를 통해 입원환자 감염을 줄이고 질 향상을 유도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미충족 기관의 등급을 한 단계 하향하겠다는 고시는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면서 "정부 말을 듣지 않은 기관을 수가를 무기로 겁박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반문했다.
복지부는 오는 23일까지 개정안 의견수렴을 거쳐 8~9월 시행한다는 입장이다.
기초의료보장과 공무원은 "시설장비 기준 개정에 불구하고 일부 정신의료기관에서 9인실 이상 다인실을 운영하고 환기시설 등을 갖추지 않고 있다"면서 "정신의료기관의 코로나19 집단감염 방지를 위해 시설장비 기준을 준수해달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설장비 개선을 위해 계획서를 마련한 정신의료기관은 등급 하향에서 제외된다. 개정안에 고의적으로 갖추지 않은 정신의료기관 문구를 넣은 것도 같은 맥락"이라면서 "대부분 정신의료기관은 문제가 없으나 일부 기관에서 과거의 병실 환경을 고수하는 곳이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정신의료기관들은 규제 일변도 정책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지역 정신의료기관 경영인은 "시설장비 기준을 맞추기 위해 노력한 의료기관에 당근책을 주고 미준수 의료기관을 유도하는 것이 정상적 정책"이라면서 "말 안 듣는다고 회초리를 대겠다는 것은 봉건주의적 사고이다. 개정안 시행 시기도 시설장비 기준을 맞추기 위한 충분한 시간을 주고 패널티를 부여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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