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는데다 환자가 없는 일명 '여름 비수기' 시즌까지 겹치면서 개원가가 이중고를 겪고 있다.
그럼에도 개원가를 중심으로 한 코로나 집단감염 사례가 나오면서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긴장의 끈을 다시 조이는 모습이다.
19일 일선 개원가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에다가 폭염 등 여름 비수기까지 겹치면서 의료기관을 찾는 환자가 급감하고 있다.
서울 H내과 원장은 "코로나도 코로나지만 여름철 개원가는 환자가 없는 시즌"이라며 "날이 덥다 보니 덴탈 마스크를 쓰고 진료 했었는데 확진자 급증 분위기에 KF94 마스크로 다시 바꿨다"라고 말했다.
이어 "날씨가 덥다보니 에어컨을 가동하고, 환기도 잘 안하게 돼 확진자가 늘어날 수 있는 환경이기는 하다"라고 덧붙였다.
실제 확진자 증가세에 맞물려 일선 개원가에서도 집단 감염이 나오고 있는 상황.
부산 한 의원에서는 총 44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는데 이 중 68%인 30명이 환자였다. 호흡기 치료 장비 및 진료 기구 다수에서 병원체가 나왔다. 가장 먼저 감염된 확진자에 대한 판정 전 2주 사이 의원을 찾은 사람은 336명으로 8.6% 수준인 29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경기도의 한 의원에서도 16일 현재 총 47명의 확진자가 나왔는데 이 중 64%가 환자였다. 내원 환자를 통한 전파는 현재까지고 이어지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아예 ▲의심환자 검사 적극 독려, 특히 내원 환자의 가족 및 직장 동료에게 유증상자가 있다면 즉시 검사 의뢰 ▲공용기구 소독 및 감염관리 철저, 대기실 이용 시 방역수칙 준수, 주기적 환기 등을 안내하는 대회원 안내문까지 발송했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일반 급여 진료과와는 달리 성수기를 맞아야 할 비급여 진료과도 환자 감소 영향권에 들었다.
서울 한 피부과 원장도 "피부과나 성형외과는 보통 여름 휴가철 특수가 있는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4단계로 올라가고 나서는 예약 취소가 줄을 이었다"라며 "특히 치료 환자는 적어도 2주 뒤로 예약을 미루는 분위기"라고 털어놨다.
환자 급감 돌파구는? "개원가도 코로나 선별진료"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가 재차 유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환자수 감소를 돌파할 궁여지책으로 개원가도 '선별진료 검사'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현재 정부는 코로나19 등 호흡기 증상 환자를 별도로 관리하기 위핸 호흡기전담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는 상황. 16일 기준 488개의 의료기관이 이름을 올리고 있고 이 중 61곳이 의원이다. 이 중 코로나19 검체채취를 하는 곳은 19곳에 불과하다.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 한 임원은 "코로나19가 본격 유행한 지난 1년은 버텨본다는 마음으로 지났지만, 코로나가 여전히 심각한 상황에서 이제 더 이상 견딜 여력이 없다"라며 "폐업을 심각하게 고민하는 상황까지 온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환자가 오지도 않지만 오더라도 이비인후과 특성상 마스크를 벗지 않고 진료한다는 건 상상이 안되는 현실"이라며 "현재 선별진료소에는 땡볕 아래에서도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는 현실이다. 이런 부담을 덜기 위해서라도 선별검사를 개원가가 보다 적극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할 때"라고 제안했다.
다만, 코로나19 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이 먼저 만들어져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필요하다고 했다.
서울 Y이비인후과 원장은 "정부가 1억원의 지원금을 주고 호흡기전담클리닉을 운영하지만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낙인 효과로 다른 환자가 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걱정이 커서 섣불리 나서기 쉽지 않다"라며 "국민이 코로나에 대해 과도하게 생각하는 부분들이 있는데 이에 대한 인식 전환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비인후과의사회 임원도 "선별진료소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다고 해서 문을 닫는 게 아니다"라며 "확진자 발생 시 휴진 여부 등의 기준 완화 등 개원가가 보다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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