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법무병원 차승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지음 치료감호소 정신과 의사가 말하는 정신질환과 범죄 이야기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 피의자서부터 2018년 강서구 피시(PC)방 살인사건 피의자, 2019년 진주 아파트 방화사건 피의자까지.
세 사람의 공통점은 국립법무병원을 거쳐갔다는 것이다.
치료감호소라는 명칭으로 더 알려진 국립법무병원은 정신질환 '끝에' 범죄를 저지른 이들을 수용·감호·치료하고, 수사기관이 의뢰한 정신감정을 수행하는 곳이다.
'나의 무섭고 애처로운 환자들'의 지은이 차승민은 국립법무병원에서 4년을 일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다. 단과 병원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1000개 병상을 지녔지만, 풀타임으로 근무하는 정신과 의사는 저자까지 5명뿐이다.
의사 한 명당 담당하는 환자 수는 170명에 육박한다. 이 책은 지금까지 한 번도 제대로 공개되지 않았던 치료감호소 내부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다룬 첫 책이라는 점에서 독보적이다.
언론에 보도된 강력사건 피의자를 직접 정신감정한 저자는 책에 그 뒷이야기와 그들에 관한 생각, 느낀 감정을 허심탄회하게 담았다. 다양한 형사정신감정 사례와 그동안 만난 환자들의 이야기도 빼곡하게 실었다.
특히 일반 정신과에서는 만나기 어려운 변태성욕장애 환자와 사이코패스, 약물중독자들 이야기는 이 책에서만 접할 수 있는 낯설지만 독특한 사례다. 저자는 이들을 통해 '치료받지 못한 정신질환의 끝에 범죄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또 이들이 저지른 범죄는 분명 나쁜 것이며 반드시 그 죗값을 치러야 하지만 그 범죄가 악의나 계획이 아닌 '정신질환의 증상'에 의한 것이라면 치료가 우선이라고 말한다. 대신 '무서운 사람'으로만 존재하는 집단에 대해 담담하고 솔직하게 기록했다.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내부자만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책에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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