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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료기기·AI
  • 진단

미국·유럽 1순위 옛 말…중국 시장 주목하는 기기사들

발행날짜: 2021-08-23 05:45:56

현지 유통사 통한 판로 개척 한창…합작법인 설립도 봇물
미국과 유럽 규제 강화도 영향…이머징 마켓 성장성 주목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의 최우선 공략 대상으로 삼던 미국과 유럽에서 눈을 돌려 새롭게 성장하는 중국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규제가 강화되고 치열한 경쟁을 피할 수 없는 시장보다는 급속도로 성장하는 무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 이로 인해 기업들은 현지 유통사와 계약을 통해 판로를 개척하거나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방안 등을 통해 잇따라 중국에 깃발을 꽂는 모습이다.

이머징 마켓 성장하는 중국…국내 기업들 수출 규모 증대

20일 의료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이 미국, 유럽시장에서 시선을 돌려 중국 시장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이 미국과 유럽에서 눈을 돌려 중국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중국 진출에 성공 사례로 꼽히는 기업 중 하나는 바로 임플란트 기업 디오를 들 수 있다. 디오는 올해 중국 최대 임플란트 유통 기업과 3년간 500억원의 공급 계약을 맺으며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디오는 2분기 매출액만 376억원, 영업이익이 110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6%, 109% 증가한 수치로 중국 진출의 영향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올해 중국에서 예상되는 매출액만 372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절반에 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발 앞서 중국에 깃발을 꽂은 오스템임플란트 역시 중국 진출의 과실을 차근차근 수확하는 중이다. 수출 실적이 큰 폭으로 성장하며 기업 성장의 기반이 되고 있는 것.

오스템임플란트 역시 2분이게 호실적을 거뒀다. 2분기 매출이 2015억원, 영업이익이 34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2.7%, 44.7%가 늘었다.

이는 역시 중국 시장의 역할이 컸다. 실제로 오스템 임플란트는 올해 2분기에만 중국에 566억원의 치료재료를 팔았다. 전년 동기 대비 37.9%가 증가한 수치로 전체 매출의 4분의 1에 달한다.

오스템임플란트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기록하며 확고한 지배력을 갖춘 상태"라며 "이를 기반으로 중국에서 매출이 급속도로 증가하며 회사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중국에서 국내 기업들의 호실적이 이어지면서 중국 시장을 바라보는 기업들도 늘고 있는 추세다. 미국과 유럽 등에 집중하던 기업들이 새로운 시장에 눈을 뜬 셈이다.

전문가들도 이러한 추세는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 시장이 이제 막 성장의 기반을 닦았다는 점에서 가능성의 무대라는 설명이다.

NH투자증권 나관준 연구원은 "임플란트와 미용 의료기기를 중심으로 중국 시장은 매년 두자리수 이상 수출액이 증가하며 초 고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며 "중국 시장이 아직 구조적 개화기에 불과한 만큼 수출의 증가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유럽 등 규제 강화도 배경…합작법인 등 설립 봇물

이렇듯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 눈을 돌린 것은 성장 가능성 외에도 다양한 배경이 존재한다. 가장 큰 배경은 바로 미국과 유럽 등에서 의료기기에 대한 규제를 계속해서 강화하고 있는데 있다.

중국 수출액이 지속적으로 늘면서 중국 기업과의 합작 법인들도 가시화되고 있다.
실제로 유럽연합은 올해부터 새로운 의료기기 인증 제도인 MDR(Medical Device Regulation) 규정을 신설하고 의료기기 허가 및 인증에 대한 임상시험과 시판 후 모니터링 등 규제를 대폭 강화했다.

새로운 MDR 규정에 따르면 앞으로 CE 인증을 받으려면 유럽연합이 인정하는 의료기관에서 별도의 임상시험을 거쳐야 하며 매년 시판 후 정기 안정성 보고서(PSUR)을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지금까지 CE인증이 기업의 자체적 임상시험 등 임상평가 보고서만으로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3~4단계 이상 규제가 강화된 셈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마찬가지다. 중국과의 무역 분쟁 등의 영향으로 자국 의료기기가 아닌 수입 의료기기의 경우 관련 규정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추세가 뚜렷하다.

결국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의 수출 1순위로 꼽던 미국과 유럽 시장의 허들이 점점 높아지면서 새로운 시장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은 중국에 현지 유통사와 계약을 맺거나 합작법인 등을 설립하는 방안을 통해 중국에 속속 깃발을 꽂는 추세다.

엑스레이 기업인 레이가 대표적인 경우다. 레이는 중국 최대 병원 네트워크를 가진 사모펀드 운용사 케어캐피탈과 중국내 합작 법인 설립을 추진중에 있다.

이미 올해 2월 이를 골자로 한 양해각서(MOU)는 마친 상태로 올 하반기에는 본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 본 계약이 맺어지면 레이는 중국에서만 약 600억원의 매출이 예상되고 있다.

이렇듯 중국 진출을 위해 합작 법인 설립을 추진중인 곳은 비단 레이 뿐만이 아니다. 다양한 국내 기업들이 이러한 형식을 통해 중국 진출을 가시화하고 있다.

피부 이식 재료 기업인 엘앤씨바이오도 국부펀드인 중국국제금융공사와 CRO 기업인 타이거메드 등이 참여한 합작 법인을 통해 중국 진출을 확정지었다.

또한 체외진단 의료기기 기업인 수젠텍도 중국 진출을 위해 중국 전역에 유통망을 가진 지스본과 양해각서를 체결한 상태다.

국내 최초 웨어러블 인슐린 펌프를 개발한 이오플로우도 중국 기업과 합작 법인 설립이 가시화된 상태다. 합작 법인을 통해 중국에 공장을 세운 뒤 이오플로우가 핵심 기술과 부품을 공급하고 중국에서의 허가와 판매 등의 로열티를 받는 형태다.

이오플로우 김재진 대표는 "중국에서 당뇨병 환자가 크게 늘고 있는 만큼 웨어러블 인슐린 펌프 시장의 블루오션이 될 것"이라며 "합작 법인을 통해 우선 판로를 연 뒤 나아가 이를 상장까지 도모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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