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의료원에서 발생한 전공의 '집단 따돌림' 사건이 18개월이 지났지만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16일 의료계에 따르면 해당 의료원 내과 전공의가 집단 괴롭힘을 호소하며 가해자와 분리, 이동수련 등을 병원에 요청했지만 1년 6개월이 훌쩍 넘도록 해결을 짓지 못하고 있다.
그 사이 피해 전공의와 가해 전공의는 분리되지 않은 채 수련을 받아야 했고 내년 초에 있을 전문의 자격시험을 앞둔 최고 연차가 됐다.
문제는 피해 전공의는 가해자의 추가 보복이 두려워 전문의가 되기 위한 필수 수련교육을 받지 못했다는 점이다. 수련을 받고도 전문의가 되지 못할 수도 있는 상황에 놓인 것.
의료원 내과 A전공의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동료 전공의에게 둘러싸여 욕설과 폭행을 당하고 안경, 옷, 서적 등 소지품이 망가지는 피해를 겪었다. 가방에서 책을 꺼내 갈기갈기 찢는가 하면 당직실에 있던 점퍼를 들고 나와 화장실 변기에 박아 놓았다.
A전공의는 동료들의 따돌림에 대해 고민했고 "전공의 시험에 필요한 학술대회에 동료들이 대리출석하는 문제를 지적한 뒤부터 집단 따돌림이 시작된 것 같다"라고 추측하고 있는 상황.
A전공의는 집단 괴롭힘 주동자를 B전공의로 지목하고 그를 상대로 형사 고소했고 B전공의는 재물손괴, 폭행죄로 벌금 100만원 처분을 받았다. 남자 전공의만 머무르는 당직실에도 무단으로 들어간 혐의로 방실침입죄 혐의가 인정, 벌금 30만원 처분도 받았다.
여기서 A전공의도 같은 폭행죄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A전공의는 이 결정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헌법재판소를 통해 이의를 제기했다.
A전공의의 대응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병원에다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고 호소하고 분리조치 및 이동수련을 요청했다. 국가인권위원회에도 진정을 넣었다.
결론은 A전공의에 유리하게 나지 않았다. 가해 전공의와 분리조치는 이뤄지지 않았고, 이동수련도 안됐다. 직장 내 괴롭힘이라기보다는 개인 갈등이라고 본 것.
인권위 역시 A전공의의 진상 조사와 피해 구제 요청에 1년 만에 답을 내놨는데 "개인 사이 폭행은 조사대상으로 삼고 있지 않으며 병원 측의 보호 부분에 대해서는 인권침해성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라며 각하 결론을 내렸다.
의료원 고위 관계자도 "아직 법적 소송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결과를 지켜본 후 최종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A전공의는 "가해 전공의를 피해 다니면서 버티고 버티다가 3년 차가 되니 근무시간이 나눠져 마주칠 확률은 줄었다"라며 "문제는 수련이다. 내과 필수 수련 내용에 3년간 콘퍼런스를 300회 이상 참여해야 하는데 같은 콘퍼런스에 같이 들어가는 것조차 두려워 참석을 하지 못했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처음에는 그만둘까 생각도 많이 했지만 피해자가 그만둘 수 없다는 생각으로 모든 기관에 도움을 요청했는데 판단 자체를 해주지 않고 있다.현재로서는 매우 절망적이다"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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