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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학회 모토는 Faster is Better...젊은 고혈압 겨냥했죠"

발행날짜: 2021-11-09 05:45:57

학회초대석 임상현 고혈압학회 이사장(부천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고혈압 인지율 제고 비상…젊은 세대 '건강 불감증' 우려

"Faster is Better."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이상지질혈증 치료에 있어 통용되는 "Lower is Better"(LDL-C가 낮으면 낮을수록 좋다) 격언과 비슷하게 올해 고혈압학회는 'Fast'를 모토로 삼았다.

고혈압 인지율이 30%에 그치는 데다가 그나마 치료를 시작해도 목표 혈압 도달률은 절반에 그치는 상황. 초반에 놓친 '골든타임'이 예후를 결정짓는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빠른 진단 및 치료가 중요하다는 게 핵심이다.

경각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2018년부터 매년 국내 고혈압 유병률 현황을 조사한 팩트시트(fact sheet)를 발간하고 있지만 요지부동인 20~30대의 낮은 진단 및 치료율은 "Fast is Better" 모토 선정의 배경이 됐다.

고혈압 인지율 개선을 위해선 무엇이 선행돼야 할까. 올해 6월 임기를 시작한 임상현 대한고혈압학회 이사장(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를 만나 학회 현안 및 진단율 제고 등 중점 사업목표에 대한 생각을 들었다.

▲6월 취임후 5개월이 지났다. 현안 및 중점 추진 사업은?

올해 학회의 모토를 "Fast is Better"로 잡았다. 더 젊은 나이에 치료를 해야 좋다. 고혈압으로 진단받으면 합병증 등 중증으로의 진행을 막기 위해 되도록 빨리 치료에 착수해야 한다.

합병증 치료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합병증으로 가기 전에 막는 것이다. 진단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하면 심각한 심혈관질환으로의 이행을 막을 수 있다.

임상현 대한고혈압학회 이사장이 신규 업데이트된 팩트시트 내용을 설명했다.
인지율과 치료율 제고를 위해 2018년부터 팩트시트를 발행했다. 고혈압은 다른 질환과 달리 올바른 생활습관 교정으로 예방이 가능할 뿐 아니라 발병 이후에도 조기 진단과 체계적 관리로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

심혈관질환의 죽상경화가 주로 염증 과정에 의해 발생해 진행되는데 위험인자 관리, 조절에 따라 진행이 결정되므로 대사증후군 구성 위험인자들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곧 심혈관질환 예방과 예후에 직결된다.

▲팩트시트 업데이트 판을 5일 공개했다. 주요 업데이트 내용은?

올해 자료에 따르면 20세 이상 성인 고혈압 인구는 총 1207만으로 남성의 유병률이 30%, 여성이 27%로 약 세명 중 한명이 고혈압을 가지고 있다.

즉 성인의 30%가 가진 국민병이다. 대사증후군 환자는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2배, 제2형 당뇨병 발생 위험도는 5배가 뛰는데 전세계적으로 고혈압은 사망의 위험요인 1위를 차지한다.

65세 이상 고령자의 유병자는 약 495만명인데 남성이 196만명, 여성이 299만명으로 고령 여성 고혈압 환자 발생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올해는 여성에서의 고혈압 유병 및 관리 현황을 추가해 임신, 출산과 관련된 고혈압성 질환 및 폐경 후 빠르게 증가하는 여성 고혈압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자 했다.

▲진단이 빨라야 치료도 빨라진다. 팩트시트 발간 4년이 지났는데 인식 변화는?

고혈압 관리를 통한 국민 건강 수준 향상이라는 비전과 책임을 가지고 과학적 근거 확립, 고혈압 인지도 향상, 정책 수립 주도라는 학회만이 할 수 있는 미션을 수행하고 있다.

2018년부터 매년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해 고혈압 유병 및 관리 현황에 대한 객관적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도 이의 일환이다.

올해 기준 20세 이상 고혈압 유병자 중 질환 전체 인지율은 70%, 치료율은 66%에 그친다. 조절률은 48%로 치료를 시작해도 목표 혈압에 도달하는 사람이 절반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2009년까지는 관리 수준이 빠르게 향상됐으나 이후 향상 속도가 둔화됐고, 고령 여성의 고혈압 관리 수준은 최근 오히려 저하되는 추세다. 특히 조절률은 60세 이전까지 남성 대비 높지만 60세를 기점으로 남성 보다 낮아진다.

세대별로 나눠보면 젊은 층의 인지율이 바닥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20~30대의 2010~2012년인지율은 남성이 40%에 근접하며 정점을 찍었지만 올해 20.7%로 하락했다. 여성은 2007~2009년 20% 후반대의 인지율이 최고였고 올해는 23.4%로 소폭 하락했다.

20~30대 인지율은 22%, 40대는 49%, 50대는 70%, 60대는 80%, 70세 이상은 86%로 연령에 선형적인 상관성을 보인다. 세대에 따른 치료율도 비슷한 양상이다. 20~30대는 16%에 그치는 반면 연령이 증가하면서 70세 이상에선 83%를 기록한다.

유병자의 조절률은 2000년대 초반부터 지속 상승해왔다는 긍정적인 변화가 있지만 결론만 놓고 보면 20~30대의 인지율 제고는 여전히 시급한 과제다.

▲여러 대국민 캠페인을 진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은 세대의 인지율, 치료율이 낮은데 원인은?

20~30대는 높은 혈압값이 측정되면 부정하는 경향성이 강하다. 과거에는 젊은 사람들의 고혈압 발생을 본태성 고혈압에서 원인을 찾기도 했지만 서구화된 식습관 등으로 그 발병 나이가 점차 어려지고 있다. 중학생의 체격이 성인과 다름없어지면서 중학생은 물론 소아에서도 고혈압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모두 일찍부터 치료를 시작해야 하는 환자들이지만 '아직 젊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어 치료를 미룬다. 10년 정도 방치하면 합병증이 생기기 시작하기 때문에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 보통 20~30대 환자들은 군대 신체검사 당시 알게되고, 이후 취업 후 직장 신체검사에서 확인하는 정도에 그친다.

여성도 물론이다. 올해 팩트시트에서 경향성을 볼 수 있듯 고령 여성의 고혈압 관리 수준이 저하되고 있어 빨간등이 켜졌다.

여성 고혈압은 임신성 고혈압, 폐경기 고혈압이 중요한데, 폐경기 전까지는 여성 호르몬의 영향으로 남성 대비 유병률이 적지만 폐경 후에는 더 많아진다.

특히 임신성 고혈압은 출산 이후 자연스레 사라진다고만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고 이미 임신 전부터 고혈압 환자였을 수도 있다.

발병 원인이 복잡한 만큼 주의가 요구되고 폐경기인 65세를 전후로 집중 관리해야 한다는 정보도 필요하다.

일찍 알게 되면 일찍 대응할 수 있다. 고혈압 인지 및 합병증 예방에는 무엇보다 주기적인 혈압 측정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런 의미로 가정혈압 포럼을 발족하기도 했다.

학술 활동을 통한 정보 교류만큼 인적 교류도 중요하다. 학회 차원의 대국민 홍보 사업은 지속 추진하는 한편 저변 확대를 위해 다양한 학회들과 조인트 심포지엄을 가지려고 한다.

다행히 최근 복합제가 붐이다. 복약순응도는 약제 개수와 상관성이 있다. 복용해야 하는 약물 수가 많아지면 그만큼 복약을 이행하는 비율도 떨어지게 돼 있다. 요즘은 한알로 간편하게 복용할 수 있는 고혈압 약제가 많이 등장한 만큼 치료 효율이 높아질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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