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신약 취재를 하면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는 환자의 치료제 접근성 강화를 위해 '급여'가 돼야한다는 말이다.
소위 '억'소리 나는 고가의 치료제들이 등장하면서 사실상 환자 개인이 치료제 비용을 부담하기 어려워진 만큼 국가 차원의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미.
다만, 한정된 건강보험 재정 안에서 계속 높아지는 치료제의 비용을 어디까지 감당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존재한다.
최근 이러한 신약과 관련된 취재를 진행하면서 상급종합병원의 한 교수는 이와 관련해 흥미로운 시각을 전했다. 멈출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하다는 것.
신약이 허가를 받게 되면 급여까지 빠르게 진입하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을 일정부분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이 때에 제약사들은 환자지원프로그램을 통해 치료제가 필요한 환자에게 치료제를 공급하기도 한다.
제한적인 환자에게만 지원이 이뤄지지만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리얼월드데이터(RWD)를 확보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의료진의 경험 축적 그리고 환자의 인식까지 3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제약사에겐 매력적인 선택지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해당 치료제가 급여권으로 들어섰을 때이다. 급여기준에 맞춰 환자들도 급여혜택을 받으면 되지만 환자지원프로그램에 속했던 환자 중 일부는 급여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도 존재한다는 것이 A교수의 설명.
반대로 급여 기준을 충족시키지만 가령 억 소리 나는 치료제를 투자해서 손가락만 겨우 움직일 수준일 경우 과연 다른 환자를 생각했을 때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미국의 경우 치료제에 대한 혜택을 보험으로 제공하지만 치료제를 투여하는 것에 대한 제반 비용을 높게 책정해 치료제 투여를 한 번 더 고민하게 하는 상황을 조성한다.
하지만 국내에서 이러한 논의 자체를 꺼내는 것은 환자와 보호자의 반발, 치료제가 있음에도 사용하지 않는 것에 대한 윤리적인 문제 등 해결이 어려운 문제이기도 하다.
결국 의학적, 윤리적, 정서적, 재정적 등인 한꺼번에 고려된 논의와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A교수는 "희귀질환 치료제는 점차 고가가 되는 상황에서 단순히 외면해서 되는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며 "파이는 정해져 있기 때문에 급여에 진입하는 것 못지않게 멈추는 것에 대한 고민도 필요한 시기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속담에 '외상이라면 소도 잡아먹는다'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는 말이 있다. 환자의 입장에서는 치료제를 급여 혹은 환자지원프로그램으로 사용할 수 있다면 당연히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점차 초고가 치료제가 등장하는 상황에서 한정된 재정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멈추는 것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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