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노조, 1인시위에 현수막 게시까지 "낙하산 인사 반대" 국회‧시민단체 잇따라 지적…공공운수노조 "원점 재시작" 주장
건강보험공단 차기 이사장 자리에 특정 인사가 유력 인물로 거론되면서 건보공단 내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해당 인사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거센 것.
10일 의료계에 따르면 건보공단 차기 이사장 후보는 강도태 전 보건복지부 2차관과 김필권 전 건보공단 기획이사, 김춘배 연세대 원준의대 교수 등 3명이다. 이 중에서도 강 전 차관이 신임 이사장 공모 진행과 동시에 하마평에도 올랐던 인물이라서 유력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강도태 전 차관(51)은 복지부 첫 보건차관을 지냈다. 지난해 9월부터 약 1년 동안 보건의료정책실을 비롯해 보건정책과 의정협의 등을 전담했다. 고려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35회로 복지부에 입사했다. 보건의료정책관과 보건의료정책실장, 기획조정실장 등을 역임한 정통 관료다.
노조 측은 반대하고 있다.
건보공단 노동조합은 신임 이사장 공모 당시부터 "보훈성 이사와 관할 부처 출신이라는 이유가 이사장 임명 잣대가 돼서는 안된다"라며 "전문성과 경륜이 있고, 능력을 갖춘 전문가가 돼야 한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왔다.
지난달 12일 서울 마포구 모처에서 열린 신임 이사장 면접 당일에는 노조 임원진들이 '낙하산 인사 거부한다', '복지부 퇴직관료 자리 챙겨주기 즉각 중단하라' 등일 쓰인 피켓을 들고 1인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강도태 전 차관의 이름이 본격적으로 거론되면서 건보노조는 일간지에 신문광고도 게재하고, 건보공단 본사에는 '복지부 퇴직관료 공단이사장 자리 챙겨주기 즉각 중단하라' 등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급기야 국회에서도 질타가 나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백종헌 의원은 전체회의에서 강도태 전 차관의 건보공단 이사장 내정설 의혹을 제기하며 "자리보전용 낙하산 인사라면 국민이 분노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이하 공공운수노조)도 9일 성명서를 내고 건보공단 노조를 지지했다. 건보공단 차기 이사장 인사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라고 재차 주장했다.
공공운수노조는 강 전 차관의 임명은 위법이라는 지적을 더했다. 강도태 전 차관의 면접위원으로 복지부 현직 국장이 참여했는데 응모자와 특별한 관계에 있다는 이유에서다.
공공운수노조는 "강 전 차관은 면접위원으로 참석한 복지부 현직국장의 직속 상관이었다"라며 "복지부에서 상호 긴밀하게 업무를 수행하며 상명하복의 특수관계였다"라고 지적했다.
이는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과 행정심판법, 건보공단 임원추천위원회 운영규정을 위반한 명백한 위법행위라는 것.
공공운수노조는 "강 전 차관은 국회와 노동시민단체에서 전직 고위관료에 대한 자리 보전형, 보은성 낙하산 인사로 각인된 부적격 인사"라며 "청와대가 강 전 차관을 인사검증과정에서 배제하지 않는다면 이사장 후보추천 결정에 대한 감사원 감사청구는 물론이고 사법적 판단도 물을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이어 "임명을 강행한다면 정의와 공정, 원칙과 상식을 표방한 현정부의 인사기준 및 불법 낙하산 인사 저지 투쟁을 강력하게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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