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는 이달 초 돌연 내과 전공의 추가모집 계획을 발표했다. 전·후기 전공의 모집에 미달된 50명 정원에 추가로 50명 정원을 추가해 총 100명 정원을 내걸고 대대적인 모집에 나선 것.
일단 결과만 놓고 보면 100명 정원에 그 이상의 지원자가 몰렸으니 정부의 전략은 제대로 먹혀든 것처럼 보인다. 물론 일선 의료기관 입장에선 코로나19 중환자 진료로 의료진 한명이 아쉬운 상황이니 정부의 이번 조치가 고마울 것이다.
정부도 오미크론 대응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의료진 한명 한명이 아쉬운 상황. 미달된 수련병원을 위해서라기 보다는 당장 의료인력을 한명 더 만들어야 하는 입장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릴 처지가 아니라고 하면 할말은 없다. 특히 최근 델타 변이와는 차원이 다른 오미크론 대유행을 겪고 있는 미국, 유럽의 상황을 보면 한편으로는 정부의 정책 대응이 이해 못할 바 아니다.
하지만 복지부가 이번에 내과 전공의 추가모집을 추진하는 과정을 복기해보면 물음표가 따라 붙는다.
복지부는 전공의 추가모집 취지를 '코로나19 등 감염병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서라고 표현했다. 그럴까? 이번에 충원된 내과 전공의 인력은 감염병 전문인력으로 양성되는 것일까. 실상은 오미크론 변이 팬데믹 대응 인력으로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에서 내과학회에서 제시하는 커리큘럼 등이 얼마나 지켜질지 의문이다.
적어도 복지부는 이 같은 전후 배경 상황을 알리고 의료계와 국민들에게 양해를 구하는 게 맞지 않을까 싶다. 대한의학회 산하 각 진료과목 학회들은 정부의 전공의 감축 정책 일환으로 전공의 정원을 줄이느라 수년 째 애를 먹었다는 것은 의학계 관계자라면 누구나 알만 한 사실이다. 복지부는 스스로 수년 째 이어온 원칙을 뒤집은 만큼 정확한 이유와 명분을 설명하는 게 맞지 않을까.
최근 대한전공의협의회가 내과 전공의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간과해선 안된다. 설문조사에서 내과 전공의 91.7%가 코로나19 병동 업무 과정에서 수련 질 저하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실제로 전공의들은 복지부의 병상확보 행정명령에 따라 코로나 병동에 투입되면서 정작 정해진 수련과정을 이행하지 못했다고 했다. 미래의료를 책임질 전문인력 양성에 차질이 없는 것일까.
무엇보다 정부가 늘 강조하는 '전공의는 더이상 의료인력이 아닌 피교육자'라는 원칙이 이번 추가모집으로 흔들리지 않도록 중심을 바로 잡는게 필요하다. 이번 추가모집으로 '전공의는 근로자가 아닌 피교육자'라던 정부의 주장이 퇴색되는 것은 아닌지 짚어봐야 한다. 자칫 정부가 원하는 언제라도 쥐락펴락할 수 있는 고무줄 정원으로 인식되는 것은 위험하다.
이번 추가모집이 코로나19 치료중인 일선 의료기관에 대한 당근책(?) 혹은 발등에 불을 꺼줄 의료인력 배출에서 끝나지 않으려면 향후 전공의 수련에 대한 복지부의 추가적인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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