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공단이 새해를 맞아 새로운 수장을 맞았다. 보건복지부 강도태 전 차관이 그 주인공이다. 김용익 전 이사장 임기 말 강 이사장은 차기 이사장 하마평에 1순위로 올랐다. 하마평은 현실로 이어졌다.
강도태 이사장에 대해 건보공단 내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 복지부 출신 관료가 건보공단 수장으로 오게 되면 건보공단이 추진하는 다양한 업무가 힘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건보공단 노조는 강 이사장이 출신 부처 정책에 '굴종'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강도태 이사장 면접이 있던 날 건보공단 노조는 낙하산 인사를 반대한다며 1인 시위까지 감행, 반대 목소리를 강하게 냈다. 시민단체와 연대해 반대 성명서도 수차례 냈다. 이 같은 반대 목소리가 무색하게도 강 이사장은 첫 출근을 무사히(?) 했지만 말이다.
하지만 아니나 다를까. 새해들어 언론 보도 등을 통해 7월로 예정된 건강보험 부과체계 개편이 미뤄질 것이라는 이야기가 새어 나오고 있다. 복지부는 법에서 정하는 일정에 따라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라며 즉각 해명했지만 강 이사장 취임 시기와 의혹의 제기가 절묘하게 겹치면서 건보공단 노조의 지적이 현실화되는 모습을 연출했다.
강도태 이사장은 행정고시 출신으로 29년 동안 정부 기관인 복지부에 몸을 담아온 전형적인 관료다.
정책 결정에서 속도감 있는 추진력보다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 더 집중한다. 건강보험 정책 최종 의결 기구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십수명의 참석자 의견을 모두 듣느라 회의 시간이 한없이 길어졌다는 일화는 두고두고 회자된다.
외부에서는 다양한 의견을 듣는 모습이 전형적인 관료의 모습이면서도 오히려 정책 추진 과정에서는 할 말 없게 만드는 무서운 점이라고 바라보고 있다. 정책에 대한 반발이 있을 때 "의견을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는 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복지부가 정책을 만든다면 건보공단은 산하기관으로서 만들어진 정책을 실행한다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소통도 중요하지만 내외부의 입김에도 흔들리지 않고 실행할 수 있는 뚝심이 필요하다. 실행을 위해서는 건강보험 제도에 대한 평소 소신도 중요할 것이다.
강도태 이사장은 취임식에서 신구세대를 아우르는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환경 변화와 국민 요구에 미래를 내다보고 미리 준비하며 넓고 깊게 귀 기울여 소통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1만6000여명의 거대 조직을 이끄는 수장으로서 다양한 목소리를 듣는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실.
소통을 위해 다양한 의견을 듣기 위한 강 이사장의 소통력은 충분히 증명된 듯하다. 여기에다 이제는 보다 결단력 있는 리더십으로 건보공단 내외부에 '수장'으로서의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줄 때다. 건강보험공단이 실행하는 정책에 대한 이해를 넘어 뚝심도 볼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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