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급여비를 거짓청구하는 의료기관을 적발하는 제도인 '현지조사'를 하기 위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해마다 135억원의 비용을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비용을 쓰고는 매년 약 647억9100만원의 직접 효과와 연평균 4176억8900만원의 간접 효과를 누린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심평원은 최근 현지조사의 직간접 효과를 담은 '현지조사 효과 측정 모형 개발(연구책임자 연세의대 박은철 교수)' 연구 보고서를 공개했다.
현지조사는 요양급여비를 거짓으로 청구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제도로, 보건복지부가 심평원에 위탁한 업무다. 부당청구액이 확인되면 부당이득금 환수 및 과징금, 업무정지 등의 행정처분이 이어진다.
현지조사 방법은 현장조사, 서면조사, 비대면조사로 나눠진다. 현장조사는 말 그대로 조사원이 조사대상 의료기관에 직접 현장 방문해 요양급여비의 적법성을 조사하는 것이다. 서면조사는 특정 부당 항목에 대한 보고 또는 관련 자료를 제출토록 요구하는 방법이다. 심평원은 현지조사를 위해 연평균 135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현지조사 대상은 전체 의료기관의 1% 수준이지만 부당청구 기관을 적발하는 제도인 만큼 의료계에 끼치는 파급효과가 큰 편이다.
연구진은 2015~2020년 이뤄진 현지조사 결과를 분석했다. 정부는 6년 동안 요양급여비 부당청구 5711곳에 대해 현지조사를 실시했고 총 부당금액은 1824억1310만원에 달했다. 의료급여비 부당청구 금액은 396억3986만원이었다. 현지조사 대상 기관 중 약 15% 수준인 895곳은 현지조사 결과 거짓청구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부당금액은 의원이 608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요양병원 521억원, 병원 427억원, 한방병의원 220억원 순이었다.
연구진은 현지조사에 따른 직접 효과와 간접효과를 나눠서 분석했다. 직접 효과는 현지조사 이후 환수하는 부당이득금과 행정처분에 따른 과징금을 살펴봤다.
간접효과는 현지조사 대상 의료기관이 업무정지 처분, 폐업 등으로 부당청구 발생이 없어지거나 청구 행태 변화로 발생하는 건강보험 재정 절감 효과를 분석했다. 즉, 현지조사를 통해 업무정지 처분을 받거나 폐업 등의 소식이 주변 의료기관으로 끼치는 영향을 분석한 것.
그 결과 실제로 현지조사 대상이 된 의료기관의 직접 효과는 연평균 582억원이었다.
간접효과는 연간 총 1523억6100만원이었다. 현지조사를 당하지 않았지만 관련 소식만으로도 주변 의료기관 파급 효과로 연평균 2529억4500만원에 달하는 건강보험 재정 절감 효과를 누린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현지조사로 연평균 135억9000만원의 비용을 들여 647억9000만원의 직접 효과와 4180억원(최소 1599억~최대 7948억원)의 간접효과를 발생시킨다는 결론을 내렸다.
연구진은 "현지조사로 부당청구 요양기관의 적발 건수를 늘리는 것은 인력 부족, 의료계 반발 등으로 한계가 있다"라며 "사업 확대보다도 현지조사에 대한 인식을 강화시키는 것으로 간접 효과의 증대를 꾀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이뤄지고 있는 거짓청구 요양기관 명단 공표 이외에도 현지조사 사례와 같은 정보제공으로 현지조사의 위험성에 대해 인식하고 스스로 청구 행태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을 고려해야 한다"라며 "현지조사 회비를 목적으로 폐업이 의심되면 의료인 및 법인과 같은 개설자가 재개업했을 때 집중적인 모니터링으로 부당청구 발생의 예방과 신속한 적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율점검제도와 현지조사를 연계하는 방안도 내놨다. 자율점검제는 부당청구 개연성이 있는 사항에 대해 사전에 미리 그 내용을 통보하고 자율적으로 시정할 수 있도록 하는 계도 중심의 부당청구 관리 방안이다.
연구진은 "자율점검에서 극단적인 부당청구를 보인 의료기관은 다른 요양급여 청구 항목에서도 부당청구가 있을 개연성이 있다"라며 "자율점검 항목의 극단적 부당기관에 대해서는 현지조사 대상 기관으로 선정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라고 제안했다.
이어 "현지조사 업무를 수행할 때 대상 의료기관의 청구명세서를 검토하는데 이때 특정 부당청구 유형이 반복되면 자율점검 항목으로 개발 가능성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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