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유행세가 잦아들면서 비대면진료에도 변화가 생겼다. 감기 증상 처방이 주였던 기존 진료가 탈모·다이어트·아토피 위주로 바뀌는 모습이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증상으로 비대면진료를 요청하는 환자가 기하급수적으로 감소했다.
비대면진료를 진행하고 있는 한 개원의에 따르면 피크 당시 하루 30여 건에 달했던 비대면진료 요청이 최근 5건 수준으로 감소했다. 다만 비대면진료 플랫폼 업체들이 프로모션을 통한 환자 보전에 나서면서 요청 건이 하루 10여건을 유지하는 상황이다.
환자가 빠지면서 비대면진료에 참여하는 의사도 감소했다. 특히 야간엔 주요업체에서도 진료를 보는 의사가 부족한 실정이다.
비대면진료만 진행하던 의원도 대면진료를 시작했다. 대면진료를 진행하지 않는 것은 진료거부에 해당해 보건복지부 실사가 이뤄진 탓이다.
비대면진료를 상정하고 개원했던 아산케이의원 역시 지난달 말 보건소 실사를 받은 뒤, 주 1~2회 진료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대면진료를 위한 준비 작업이 막바지 단계다. 흡사 사무실과 같던 진료실이 대면진료가 가능한 형태로 바뀌었으며 진료용 침대도 설치 예정이다. 또 접수처를 마련했으며 파티션으로 구획을 나눠 창고와 비대면진료용 부스도 따로 마련했다. 이밖에 의약품과 소독제, 주사기 등 소모품도 주문했다.
비대면진료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움직임도 본격화했다. 기존의 비대면진료는 환자의 상태를 직접 확인할 수 없는 한계가 있어 약물 오남용 위험이 있는 탓이다.
더욱이 비대면진료 형태가 코로나19 진료에서 부작용이 있는 탈모·다이어트약 처방 등으로 변화해 그 위험성이 더욱 커진 상황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비대면진료 환자의 대면진료를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해졌다. 이에 따라 비대면진료를 해왔던 의료진들은 플랫폼을 모색하고 있다. 실제로 비대면진료 플랫폼 바로필과 아산케이의원은 그 일환으로 비대면진료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한 업무협약을 지난달 28일 체결했다.
해당 MOU의 내용은 ▲비대면진료 안전 가이드라인 작성·이행 ▲플랫폼 사용성 향상 위한 상호 교류 ▲비대면 진료 안전 심포지엄 개최 ▲비대면진료 서비스 개선 위한 출판·학술자료 공유 등이다.
아산케이의원 이의선 원장은 이 외에도 비대면진료 연구회를 창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의료계 주도로 대면진료와 비대면진료의 간극을 좁히기 위함이다.
현재 15명의 전문의 및 교수가 연구회에 참여하기로 했으며 아토피를 시작으로 연구 질환을 늘려 나갈 방침이다.
이 원장은 "비대면진료는 재난상황에서의 효용성이 증명된 만큼, 무조건적인 반대가 아닌 충분한 고민을 통한 수용이 필요하다"며 "다만 비대면진료에 참여해보니 한계가 있어 오히려 대면진료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비대면진료 플랫폼 역시 환자 모으기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 건강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며 "정부와 의료계가 장기적 관점에서 비대면 진료의 활용방안에 대해 함께 고민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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