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나 MRI 등 영상 진단 기기의 판독 보조로 시작한 의료 인공지능(AI)이 점차 영역을 넓혀가며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내시경 분야로 GI 지니너스와 올림푸스 등이 이미 상용화에 성공하며 선도하고 있는 상태. 이에 맞춰 국내 기업들도 속속 접목을 시도하며 가능성을 엿보는 모습이다.
메드트로닉, 올림푸스 등 글로벌 기업들 상용화 박차
30일 의료산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의료 AI를 내시경에 접목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러한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곳은 역시 글로벌 대기업들이다. 현재 세계 최초이자 유일하게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제품을 보유하고 있는 메드트로닉이 대표적인 경우다.
메드트로닉은 AI를 기반으로 대장내시경 중 용종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발견해 알려주는 GI 지니너스(Genius)에 대해 이미 상용화에 들어간 상태다.
코스모제약이 개발하고 메드트로닉과 공동 제조, 유통하는 이 기기는 99.7%의 민감도로 대장 내 용종을 감별한다.
FDA의 승인을 위한 임상시험에서 GI 지니너스는 소화기 전문의를 도와 용종 검출률(ADR)를 최대 14.4%까지 증가시킨다는 것을 증명했다. 보고에 따르면 ADR이 1% 증가할때 마다 암 위험은 3%씩 감소한다.
메드트로닉은 이미 FDA의 승인을 기반으로 미국 등에서 이미 제품을 임상 현장에 보급하고 있다. 또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이를 보급하기 위한 전략도 수립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 메드트로닉이 약진하고 있다면 아시아권에서는 내시경 절대 강자인 올림푸스가 자체 개발 AI 엔진을 개발하며 맞불을 놓고 있다.
자사 내시경 장비에 이식하는 진단 보조 AI인 엔도브레인 아이(EndoBRAIN-EYE)가 바로 그것. 이 제품은 올림푸스가 보유한 395만방의 대장내시경 영상을 딥러닝한 소프트웨어로 정량 분석을 통해 대장암 진단을 돕는다.
임상시험에서 엔도브레인 아이는 민감도 98%, 특이도 93.7%로 메드트로닉의 GI 지니너스에 비해 절대 떨어지지 않는 성능을 보여줬다.
또한 병변의 위치에 박스 형태로 별도의 알림이 추가되고 위험도에 따라 색깔이 바뀌는 등의 편의성을 더하면서 경쟁력을 갖췄다.
특히 엔도브레인 아이가 가지는 가장 큰 경쟁력은 역시 올림푸스 내시경에 곧바로 적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현재 올림푸스가 전 세계 내시경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미 안정적인 판매망을 확보하고 시작할 수 있는 셈이다.
올림푸스한국 박인제 GIR(소화기·기관지내시경)사업본부장은 "현재 소화기 분야에서 다양한 AI 솔루션이 나오고 있지만 특이도 93.7%를 기록한 소프트웨어는 엔도브레인 아이가 유일하다"며 "특히 올림푸스 내시경 시스템인 에비스 루세라 엘리트와 엑세라3에 곧바로 적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트업 기반 후속 주자들도 활발…국내 기업들도 속속 시도
이는 비단 글로벌 대기업들만의 소유물은 아니다. AI 분야가 차세대 먹거리로 부각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내시경에 이를 적용하기 위한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유럽 CE 인증을 획득하는데 성공한 중국의 스타트업 Wision AI가 대표적인 경우다. 이 기업 역시 딥러닝 기반의 AI를 통해 대장내시경 시 용종을 발견하는 엔도스크리너(EndoScreener)를 개발했다.
엔도스크리너는 6번에 걸친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에서 98.99%의 민감도를 보이며 현존하는 내시경 AI 중에서는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해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
또한 내시경 분야 AI로는 최초로 CE 인증을 받으며 유럽 판로를 열었다는 점에서 유럽 시장에 한발 앞서 발을 딛었다는 경쟁력이 있다.
일본 기업인 NEC도 역시 대장내시경에 부착하는 용종 진단 보조 AI인 Cx20를 개발해 상용화게 들어갔다.
NEC는 자체 개발한 통합 AI 솔루션인 와이즈 비전 엔도스코피(WISE VISION Endoscopy)에 이를 탑재해 유럽 시장 공략을 진행중에 있다.
국내 기업들도 내시경에 AI를 접목하기 위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웨이센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대장내시경 진단 보조 AI에 대한 허가를 받았고 엔도아이 또한 같은 항목으로 허가를 끝낸 상태다.
기반 기술에 대한 고도화를 추진중인 곳도 많다. 아직까지 실제 임상 적용까지는 힘들지만 모의 치료와 시술, 진단 등에 활용이 가능한 AI들이다.
제이엘케이가 위 내시경에 적용하는 AI를 개발해 허가를 받았고 딥노이드도 위와 대장내시경시 용종 영역을 표시하는 AI로 이미 식약처 허가를 받고 고도화를 진행중이다.
학계에서 기반 기술 마련에도 힘쓸고 있다. 세계 최초로 대장 용종 주변의 혈관을 통해 용종 크기를 정확하게 계산하는 기술을 개발해 국내외 특허를 출원한 강동경희대병원 곽민섭 교수가 대표적인 경우다.
지금까지 대장내시경을 통한 용종 크기 측정은 스코프를 통해 의사가 시각적으로 판단하는 만큼 스코프의 시야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에 따라 곽 교수는 주변의 혈관을 이용해 용종 크기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신규 인자B-to-B disctance를 찾아 딥러닝을 통해 학습시키면서 이를 정확히 계산할 수 있는 AI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실제로 이 AI를 활용하면 전문의가 직접 시각적으로 추정하거나 개방형 생검 겸자를 활용하는 방법에 비해 정확도가 크게 올라가는(CCC:0.961) 결과를 보였다.
곽민섭 교수는 "해외 및 국내 진료 지침에서 10mm 이상의 용종의 경우 더 짧은 간격의 추적 검사를 권고하고 있지만 지금까지는 의사들 개개인의 경험에 따라 눈으로만 크기를 측정하고 있다 보니 정확한 추적검사가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특히 선종 크기가 2cm를 넘으면 암으로 악화될 위험이 매우 높아져 반드시 잘라내야 하는 만큼 대장 용종의 크기를 정확히 측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이 기술이 용종의 크기를 정확히 측정해 정확한 추적 검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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