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플리케이션에 다섯 단어의 말을 하는 것만으로 심부전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 솔루션이 공개돼 주목된다.
폐의 체액 수준에 따라 음성이 변화하는 것을 잡아내는 방식으로 실제 임상시험에서 80%의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는 점에서 임상 적용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지시각으로 22일 스페인 마드리에서 진행중인 유럽심장학회 심부전 연례회의(Heart Failure 2022)에서는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음성 분석 AI 어플리케이션의 임상적 효용성에 대한 연구가 발표됐다.
지금까지 심부전 환자가 병원에서 퇴원한 뒤 이를 추적 관찰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시도됐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둔 솔루션은 많지 않았다.
특히 상당수 솔루션이 환자가 직접 기기를 조작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 순응도가 떨어지는데다 측정의 오류도 빈번해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따라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윌리엄 아브라함(William Abraham)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심부전 환자의 특성을 반영한 새로운 솔루션 연구에 돌입했다.
이들은 심부전 환자들이 혈액순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해 체액이 신장에서 제대로 제거되지 않아 폐 등에 축적되는 것을 주목했다.
비단 폐폐색(lung congestion)까지 일어나지 않더라도 심부전 환자의 상당수가 폐에 체액이 있는 상태로 있다는 것을 활용한 것. 폐에 체액이 일정 이상 차게 되면 목소리가 변한다는 점에서 음성 분석 솔루션을 고안한 셈이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폐에 체액이 있을때 생겨나는 미묘한 음성 변화들을 AI에 학습시키고 이를 통해 급성 심부전을 예측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또한 심부전 환자 180명을 대상으로 이 음석 분석 AI를 사용해 스마트폰에 5개의 문장을 얘기하도록 조치했다.
아울러 매일 아침 식사전 환자들에게 같은 방식으로 스마트폰에 같은 문장 5개를 녹음하도록 했다. 폐에 찬 체액의 양을 음성으로 가늠해 심부전 위험을 감지할 수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그 결과 평균 512일의 추적 관찰 기간 동안 이러한 음석 분석 앱은 80%의 확률로 급성 심부전 발생을 예측한 것으로 분석됐다. 급성 심부전이 발생했지만 앱이 놓친 케이스는 10건에 불과했다.
더욱이 이러한 경고는 실제로 급성 심부전이 일어나기 전 21일전 울리는 것으로 집계됐다. 심부전이 악화되고 있다는 것을 21일전에 미리 알아낼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아브라함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음성 분석을 통한 심부전 예측 AI가 대부분의 악화 사례를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연구진은 현재 심부전 환자가 퇴원시 추적 관찰을 위한 표준 프로토콜로 시행되는 일일 체중 모니터링의 정확도가 10~20%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80%의 높은 확률로 21일전에 심부전을 잡아낼 수 있는 이 기술의 활용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아브라함 교수는 "현재의 표준 추적 관찰 방식은 심부전 환자를 병원에 퇴원 시 안전하게 지키기 쉽지 않다"며 "과거 방식에 비해 월등하게 높은 정확도를 기록한 만큼 다른 임상 정보들을 추가한다면 환자의 악화를 사전에 차단하는 충분한 가능성을 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체액의 변화에 따른 경고 오류 등의 부분은 넘어야할 과제로 남았다. 실제로 음성 분석 AI는 평균 4.8개월마다 잘못된 경고를 의사와 환자에게 보냈다. 1년에 평균 2.5회의 오류 경보가 난 셈이다.
또한 이뇨제 처방 등으로 AI의 기반이 되는 체액량이 급격히 떨어질 경우 심부전 위험을 제대로 잡아내지 못하는 한계도 보였다.
아브라함 교수는 "음성 분석 AI가 가지는 몇 가지의 한계점이 있지만 이미 이 앱은 임상에서 충분히 활용 가능할 만큼의 정확도를 보였다"며 "몇 가지 사항들이 보완된다면 심부전 환자의 악화와 사망을 줄이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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