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틸콜린 합성 억제 기전으로 치매 유발 논란에 휩싸인 위장약 PPI(프로톤펌프억제제)가 누명을 벗을 전망이다.
약 1만 9천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의 추가 분석에서 PPI 복용군은 오히려 치매 발병 위험이 낮아지는 경향성을 보였다.
23일(현지 시각) 미국 소화기학회 주간(Digestive Disease Week, DDW) 2022에서 이같은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앞서 PPI나 히스타민 H2 수용체 길항제(H2RA)의 사용과 치매 위험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논란은 2016년 국제학술지 자마에 게재된 연구가 기폭제가 됐다. 75세 이상 독일인을 대상으로 한 해당 연구에서 PPI 투약 시 약 치매 위험이 약 44% 증가했다. PPI가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 합성을 억제, 치매의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것. 실제 상용화된 주요 치매 치료제도 아세틸콜린 분해 억제 혹은 콜린 보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보스턴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소속 시시르 메타(Shishir Mehta) 교수 등은 전 세계적으로 PPI 사용 증가 및 장기 사용으로 인한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에 착안, 미국, 호주에서 65세 이상 노인 1만 8846명을 대상으로 한 아스피린 임상 ASPREE를 추가 분석하는 방법으로 확인에 들어갔다.
연구진은 일련의 테스트를 거쳐 기준선으로부터 1, 3, 5, 7년차의 인지도 변화를 평가했다. 신경과 전문의, 신경심리학자, 노인전문가로 구성된 전문가 패널은 DSM-IV 기준에 따라 치매 사례를 판정했다. 진단이 불분명할 경우 신경영상촬영 등 추가 검사를 의뢰했다. 또 의약품 사용을 인지 점수와 연관시키기 위해 콕스 비례 위험, 회귀 및/또는 혼합 효과 모델링이 사용됐다.
모든 분석은 연령, 성별, 체질량 지수, 알코올 사용량, 치매 가족력, 약물 및 기타 의학적 합병증에 따라 조정됐다.
분석 결과 8만 976명의 인-년(person-years) 동안 치매 발생 가능성이 있는 235명, 기타 331명의 치매 환자를 포함해 총 566명의 치매 환자가 발생했다.
PPI 투약군과 비투약군을 비교한 결과 치매 발생 위험비는 PPI 투약군이 0.86으로 오히려 약 14%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의 2차 목표는 PPI 사용과 경미한 인지 장애 또는 시간 경과에 따른 유의적인 인식 변화 발생 여부 확인이었다.
분석 결과 이 역시 PPI 사용과의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또한 기준선에서 PPI를 사용하는 것은 인지 장애/치매 또는 시간 경과에 따른 전반적인 인지 시험 점수의 변화와 관련이 없었다.
연구진은 "PPI 사용과 치매 간 연관성을 찾을 수 없다"며 "H2RA 약물의 사용 역시 치매 발달과는 연관성이 없었다"고 결론내렸다.
이어 "다만 이번 연구는 실제 임상이 아닌 후향적 분석이라는 점에서 교란 요인이 존재한다"며 "선행 연구와 다르게 나온 것은 아마도 청구 데이터 분석하는 연구자들의 치매 분류 방법의 상이함이 관련됐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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