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 제약사의 초고가 치료제가 새롭게 급여권에 진입한 가운데 임상현장에서 인적 '리스크 관리'가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치료제가 워낙 고가이다 보니 투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파손, 분실 등 '리스크' 관리 문제가 핵심 이슈로 작용하고 있는 것.
올해 급여권에 진입한 한국노바티스의 CAR-T 치료제 '킴리아(티사젠렉류셀)'와 척수성근위축증(Spinal Muscular Atrophy, SMA) 치료제 졸겐스마(오나셈노진 아베파르보벡)가 대표적이다.
30일 제약업계와 의료계에 따르면, 한국노바티스 킴리아는 지난 4월부터 건강보험 급여로 적용돼 서울 등 수도권 대학병원뿐만 아니라 지방 거점 대학병원에서도 본격 투여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8월부터 건강보험 급여권에 새롭게 진입할 졸겐스마의 경우 서울대병원을 포함해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아산병원 등 주요 빅5 병원의 약사위원회(DC, Drug committee)를 통과하고 본격적인 환자 투여를 위한 준비 중이다.
이처럼 약값만 수억원에 달할 정도로 고가 치료제가 임상 현장에서 본격 투여가 이뤄지면서 혹여나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 관리가 핵심 사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가령, 고가 치료제 환자 투여 등 취급 과정에서 치료제의 파손 혹은 분실이 발생할 경우 그 책임을 누가 질 것이냐는 문제다. 치료제 가격이 고가이기에 책임 소재에 따라 병원, 제약사 모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국내의 경우 이 같은 고가 치료제의 인적 리스크를 대비, 안전장치라고 할 수 있는 보험 체계도 없기에 더 큰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킴리아와 졸겐스마를 직접적으로 비교한다면 차이가 있다.
먼저 급여권에 진입한 킴리아의 경우는 치료제 특성 상 드물게 페어(pair), 즉 2개의 치료제가 만들어질 수 있는 데다 노바티스 차원에서 투약 완료 이전 발생한 문제에 대해 병원 측에 책임을 묻지 않기로 했다.
노바티스 관계자는 "킴리아의 경우 치료제 특성상 페어 즉, 2개의 치료제가 만들어질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1개의 치료제가 만들어 진다"며 "다만, 2개 치료제가 만들어 지는 경우는 드문 사례다. 기본적으로는 일단 회사 차원에서 환자 투약 완료 이전에 발생한 문제에 대해서는 책임을 병원에 묻지 않겠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참고로 킴리아는 1회 투여에 미국에서 약값만 최대 5억원에 달했지만 국내에서는 약가협상을 통해 3억 6004만원으로 설정되면서 환자 부담금도 최대 598만원까지 낮아졌다.
실제로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엄기성 교수(혈액내과)는 "킴리아 도입과정에서 노바티스가 병원에 약속 한 것이 있다"며 "병원이나 제약사, 운송업체 등 누가 잘못했든 간에 실제 투여가 되지 않았다면 약값 비용을 받지 않겠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엄기성 교수는 "3주간의 투여 과정에서 환자가 항암 치료를 많이 받으면 림프구가 뽑히지 않거나 세포가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이에 대한 문제를 제약사가 삼지 않고 투여가 완료됐을 때만 약값을 받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문제는 20억원에 가까운 가격으로 국내 약값이 설정된 졸겐스마다.
킴리아와는 특성 자체부터가 다른 데다 투여 과정상의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대비할 만한 보험체계도 없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졸겐스마의 경우 벡터에 유전자를 넣고 살려서 죽지 않게 운반하는 등 공정이 다르다는 점에서 킴리아와 차별점이 있다는 점도 고민을 더하는 부분이다 .
이 같은 이유로 인해 8월 급여를 앞두고서 대형병원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
여기에 졸겐스마에 이어 SMA 치료제로 급여를 검토 중인 에브리스디(리스디플람)도 인적 리스크 발생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급여를 검토 중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제약사인 로슈에 방안 마련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브리스디가 경구제인 만큼 환자 분실에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게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뜻이다.
에브리스디가 졸겐스마와 스핀라자에 비교했을 때 약값이 높진 않겠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약값으로 설정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의 A대학병원 약사는 "초고가 치료제는 가격 때문에 약을 다룰 때 아무래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직원들 사이에서도 취급 과정에서 손상이 발생했을 때 책임 문제가 화두"라며 "졸겐스마는 병원 안에서 투약까지 이뤄지는데 포장을 뜯는 과정 등에서 손상 위험이 있는데다 이에 대한 대책이 없어 부담스럽다"고 하소연 했다.
노바티스 측은 졸겐스마 급여 적용에 따라 본격 투여가 이뤄질 예정인 만큼 해당 방안에 대해서 병원들과 논의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노바티스 관계자는 "고가의 치료제이기 때문에 병원이 전부 부담하는 것도 제약사가 전부 부담하는 것도 쉽지는 않다"며 "조만간 서울대병원에서 첫 투약이 있을 예정인데 리스크 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 논의를 하고 있고 일정 부분 조율이 된 상태다. 앞으로 계속 논의는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적 리스크 안전장치 차원에서 보험사를 확인했는데 커버하는 보험사가 없다"며 "현재 책임소재를 구분하는 것 또한 제약사 내부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는데 처음인 만큼 앞으로 계속 논의를 통해서 결정해야 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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