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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 먹통 사태 응급의료 현장도 타격…"공공통신망 시급"

발행날짜: 2022-10-18 05:30:00

코로나19 응급환자 전원 올스톱…늘어난 전화에 업무로딩
대안 마련 촉구하는 응급 의사들…"어쩔 수 없다는 식 안 돼"

카카오 서버 화재로 인한 서비스 먹통 사태로 주말 응급실 현장이 혼란을 겪었다. 의료계에서 이 같은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 카카오톡 먹통 사태로 불편을 겪은 현장 의료진들이 불만을 호소하고 있다.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영역에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리스크 관리가 허술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카오 서버 화재로 인한 서비스 먹통 사태로 주말 응급실 현장이 혼란을 겪었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지난 15일 오후 3시 경 카카오가 제1 데이터 센터로 이용 중인 SK C&C 판교 캠퍼스에서 화재가 발생해 8시간이 지난 당일 밤 11시께 진화됐다. 하지만 데이터센터 전력이 전면 차단되면서 카카오 계열사 서비스 대부분이 작동이 멈췄다. 사고 발생 후 17시간 지난 16일 오전 8시 경부터 카카오톡 메신저 수·발신 및 PC 버전 로그인이 재가동됐지만, 일부 지역 및 개인에 따라 서비스 장애가 계속됐다.

병원 피해는 예상보다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메신저로 다른 서비스를 이용하는 병원이 많은 덕분이다. 하지만 보건소 및 지자체 등 정부기관과의 소통은 카카오톡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이를 유선 상으로 처리하면서 생긴 업무 로딩은 문제로 지적됐다.

이와 관련 한 의료계 관계자는 "카카오톡은 보편적이고 개인정보보호 면에서도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어 별도의 메신저를 사용하는 병원이 많다"며 "덕분에 본원은 카카오톡 장애로 인한 문제가 크지 않았는데 전화로 처리해야 하는 업무가 늘어나 불편하기는 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의료기관에서 메신저를 통해 오가는 정보를 고려하면 카카오톡을 주요 메신저로 사용한 병원은 혼란이 심각했을 것"이라며 "이번 사태로 카카오톡을 지양하는 의료기관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응급실. 응급의료 현장은 상당한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급실은 코로나19 응급환자 전원 관련 소통을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에서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엔 단체 채팅방에 전원이 필요한 환자의 정보를 올리면 수용 가능한 병원이 응답하는 방식으로 소통이 이뤄졌다.

하지만 서비스 먹통으로 모든 병원에 일일이 전화해 전원 여부를 확인해야 했던 탓에 혼란이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한 응급실 의사는 "안 그래도 혼잡한 응급실에 코로나19 응급환자 전원콜이 더해져 현장 불만이 컸다"며 "응급실은 1분 1초 차이로 환자 생명이 오가는 곳이다. 카카오가 이런 현장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자각이 있다면 무슨 일이 있어도 이 같은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응급환자 전원을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에서 소통하는 것에 대한 현장 지적은 이전부터 있어왔다. 민감한 환자 정보가 민간 기업이 운영하는 메신저에 공유되는 것에 대한 문제 제기다.

엄밀히 따지면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에서 환자 주민번호나 등록번호, X-ray 사진 등이 오가는 것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라는 것. 중앙사고수습본부 역시 관련 문제를 인식하고 있지만 대안을 제시하지 못해 지금 같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관련 문제는 반드시 개선돼야 하며 응급 현장에서 민간 메신저를 대체할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응급의학의사회 이형민 회장은 "별도 시스템을 구축하자는 제안을 여러 번 했지만, 정부 입장에선 비용·시간 등의 문제로 당장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이는 반드시 개선돼야 하는 문제"라며 "이번 사태만 봐도 카카오톡이 문제가 되니 아무것도 못한다. 보안이나 개인정보보호 문제를 급하니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넘어가선 안 된다. 당장 불편하더라도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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