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들이 저용량 항우울제 시장을 블루오션으로 판단하고 이에 대한 처방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제약사들은 항우울제 처방 시장에서 최다 매출을 자랑하는 아빌리파이(아리피프라졸) 저용량에 초점을 맞추며 잇따라 복제의약품(제네릭)을 쏟아내는 모습이다.
1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환인제약의 아리피프라졸 성분 제제 '아리피졸정1mg’을 허가했다.
아리피프라졸은 한국오츠카 아빌리파이가 오리지널 의약품으로 국내에서는 정신분열증을 시작으로 항우울제 시장까지 독보적인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대형 품목으로 꼽힌다.
2010년대 중반 물질특허 만료로 국내 제약사에서 잇따라 제네릭이 나왔음에도 아빌리파이정을 비롯해 아빌리파이오디정, 아빌리파이메인테나주사 등 3개 제품이 '패밀리' 형태로 정신과 병‧의원에서 수백억대 처방액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
수도권의 한 상급종합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사실 아빌리파이가 항정신병 치료제로 개발됐지만 처음에는 큰 파란을 일으키지는 못했다"며 "항정신병 치료제 면에서는 큰 주목을 받았던 것을 고려하면 사실 만족도가 높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항우울증으로 적응증이 맞췄을 때부터 큰 성공을 거둔 약물"이라고 평가했다.
동시에 오츠카는 올해 초 아빌리파이 1mg 저용량 품목을 급여 등재해 출시, 처방시장에서의 영향력 유지에 나서기도 했다.
의약품 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이 같은 저용량 출시에 힘입어 오츠카는 아빌리파이 패밀리 전체로 지난해 577억원이라는 매출을 거둔데 이어 올해 상반기 295억원을 기록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갔다.
아빌리파이정으로만 한정한다면 지난해 517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 266억원의 매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이로 인해 이 같은 저용량 제품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한 국내 제약사들도 뒤 따라 동일한 제네릭을 출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명인제약의 경우 아리피프라졸 제제로 레피졸정 2mg과 레피졸정 1mg을 만들어 이 달 급여 등재했다. 특히 저용량 1mg은 오츠카 아빌리파이정 출시 이은 퍼스트 제네릭이다.
여기에 환인제약이 뒤를 쫓아 아리피프라졸 저용량 품목인 아리피졸정 1mg에 대한 허가을 받으며 출시를 예약했으며 이는 현대약품도 마찬가지다. 해당 시장을 놓고 오츠카와 국내사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임상현장에서는 상급종합병원 중심 종합병원급 의료기관뿐 아니라 의원급 중심 개원가 시장에서 활용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건강보험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의원급 정신건강의학과 청구금액은 8433억원으로 전년인 2020년(6907억원)보다 22.09%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구액 급증은 의료행위뿐만 아니라 관련 약제비 청구금액도 늘어났다는 의미다.
한양대 구리병원 최준호 교수(정신건강의학과)는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이전과 다르게 최근 대학병원과 개원가에 방문하는 환자 특성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며 "면담 위주로 하는 의원급 의료기관이 늘어나면서 약물 치료에 전향적인 형태로 진료 문화가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최준호 교수는 "최근 아리피프라졸 저용량 품목이 나오는데 주 치료 약물보다는 그에 동원되는 보조 약물로 승부하려는 것 같다"며 "병원과 의원급 의료기관의 환자 특성의 차이가 희미해진 상황에서 부가 치료제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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