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심층상담 시범사업은 영유아 케어의 시발점이 될 수 있으나 소아청소년과 의료기관 경영 개선에는 역부족입니다."
의정부 튼튼어린이병원 최용재 병원장(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은 16일 보건복지부 아동 심층상담 시범사업과 의료현장의 괴리감을 이 같이 밝혔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1월 건정심에서 '아동 일차의료 심층상담 시범사업' 안건을 보고했다.
시범사업은 의원급과 병원급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로 국한해 36개월 미만 영유아 심층상담으로, 전문의 1인당 아동 250명까지 등록하며, 연간 3회로 이내로 제한했다.
수가는 의웝급 4만 9540원(23년 기준), 병원급은 4만 9320원이다. 교육상담 이외 실시한 진찰과 검사, 처치료는 별도 산정할 수 있다.
시범사업에는 의정부 튼튼어린이병원을 비롯해 병의원 1200여곳이 신청한 상태이다.
최용재 병원장은 "심층상담 수가만으로 소아청소년과 의료기관 경영이 개선된다고 생각 안 한다. 다만, 육아와 성장, 인지능력 제고, 수면 등 영유아와 부모 케어에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범사업은 소아청소년과 건강을 위해 매우 고무적이나 낮은 수가와 횟수 제한 등으로 실효성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아동 연령별 맟춤형 교육 상담으로 예방적 건강관리를 강화해 건강한 삶 기틀 마련 등 정책적 전환이 조속히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튼튼어린이병원은 병원장이 직접 나서 팀을 구성해 심층상담에 참여한다.
복지부 정책 시행에 앞서 심층상담 예약을 받아 일반 아동진료와 별도 외래로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보육교사를 신규 채용해 영유아 심층 상담에 필요한 놀이 프로그램을 마련해 소아와 부모의 만족도를 제고시킨다는 방침이다.
최 병원장은 "복지부 수가는 의료진에 국한되어 있지만 36개월 미만 소아에게 부모와 스킨십과 신뢰감을 높이는 놀이 문화가 중요하다. 보육교사 1명을 채용해 선진국형 놀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수가 청구에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예약을 통해 병원 자체적인 심층상담 진료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시범수가와 관련, "마이너스 안 되면 성공"이라고 단언했다.
최 병원장은 "시범사업 안 하는 것보다 낫지만 1인 운영소아청소년과 의원에 권하고 싶지 않다. 낮은 수가로 시범사업 지속 가능성도 의문"이라면서 "심층상담 투입 시간대비 5만원 미만 수가로 경영적으로 손실이 나지 않으면 성공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율 추락 여파는 중소병원으로 이어졌다.
최 병원장은 "임상교수들의 당직과 외래로 사직이 이어지면서 인근 대학병원에서 소아 진료를 떠넘기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저를 포함해 5명의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로 가신히 버티고 있지만 얼마나 지속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며 "전폭적 재정적 지원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이 없는 한 소아청소년과 미래는 없다"고 단정했다.
그는 "소아청소년과 전문병원을 신청하지 않은 게 아니라, 못하고 있다. 간호사 구하기가 힘든 상황에서 전문병원 지정 인력기준을 맞추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복지부는 소아청소년과에 재정적 지원을 했다고 하지만 행정과 의료현실은 다르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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