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동물시험 대체법을 독성평가 규정에 적용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면서 신약개발에 새로운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제도정비를 통한 즉각적인 변화가 나타나긴 어렵지만 새로운 기술의 적용의 측면에서 상징적이라는 평가. 가깝게는 동물시험 대체법의 표준화와 실효성을 입증하기 위한 움직임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 식품의약국은 18일 지난해 말 통과된 1조6500억 달러 규모의 2023년 통합세출법통합세출법(Consolidated Appropriations Act of 2023)을 바탕으로 기존 미국 연방 식품의약품화장품법(Federal Food, Drug, and Cosmetic Act) 개정에 대한 근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번 식품의약품화장품법 개정의 가장 특징은 FDA에서 지난 80년 이상 의약품의 안전성과 유효성 확인을 위해 필수적이었던 동물시험 없이도 허가 신청이 가능해졌다는 점.
개정된 법을 보면 비임상 시험(Nonclinical Test)을 '의약품의 안전성과 효과성을 조사하는 임상시험 전 또는 그 과정 중에 시험관에서(in vitro), 컴퓨터에서(insilico), 또는 화학적으로(in chemico), 또는 비인체 생체시험(nonhuman in vivo test)에서 수행되는 시험'이라고 정의했다.
또한 비임상 시험의 예시로 ▲세포 기반 어세이(Cell-based assays), ▲조직 칩(Organ chips) 및 미세생리시스템(Microphysiological systems) ▲컴퓨터 모델링 ▲기타 바이오프린팅(bioprinting)과 같은 비인체 또는 인체 생물학기반 시험방법 ▲동물시험 등 5가지를 제시했다.
이 밖에도 공중보건법(Public health Service Act)을 개정해 바이오시밀러 승인 신청 시 필요한 독성 평가 규정에도 이러한 동물시험 대체법이 적용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했다.
동물시험 대체법이 법적으로 인정된 것이 의약품 허가 시스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아직 여러 시각이 교차하고 있는 상황.
크게 동물시험 대체법이 아직 초기 단계로 향후 몇 년간 동물시험을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시각과 조직 칩 등의 동물시험 대체법이 지난 10년-15년간에 걸쳐 개발되고 있는 만큼 확산이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이 존재한다.
그렇지만 전 세계에서 동물시험 대체를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법적 제도 마련은 긍정적이라는 게 현장의 평가다.
온코클루 조건식 전무는 "조직칩 등을 이용해 동물시험을 대체하는 시도는 3~4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오가노이드 기술도 성숙도가 올라가 신약 개발에 사용된 연구결과가 많이 나왔다"며 "동물시험 대체 모델이 필요하다는 인지가 있던 상황에서 이에 대한 법이 생겼다는 점은 관심도가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실제 현재 FDA는 생쥐와 같은 설치류 한 종과 원숭이나 개와 같은 비설치류 한 종에 대한 독성 시험을 요구하고 있어 기업들은 이러한 시험을 위해 매년 많은 동물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임상시험에 들어간 신약후보 물질 10개중 9개는 실패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동물시험 반대 의견이 지속 제기되고 있는 상황.
이 같은 흐름으로 영국에서 가장 큰 동물시험을 진행 기업 중 하나인 생어 인스티튜드(Sanger institute)는 동물시험을 대체하기 위한 방안을 찾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하지만 법이 개정돼 FDA가 동물시험 없이도 임상시험을 진행할 수 있도록 했지만 필수 규정이 아닌 만큼 어느 정도 영향을 줄지는 아직 물음표가 남아있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FDA에 있는 독성학자들은 매우 보수적이라 동물이 안락사된 후 모든 장기에서 잠재적인 약물의 독성 영향을 조사하고 있는 만큼 동물시험을 선호할 수 밖에 없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는 "이번 법 개정을 통해 FDA가 기업들과 동물대체 시험법이 적절한지 여부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할 수 있는 장이 열렸다"며 "조직칩이나 바이오프린팅과 같은 동물시험 대체법에 대한 연구개발과 상용화가 촉진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는데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물시험 대체 안착 표준화 필수"…글로벌 제약사 선도 전망
바이오 업계는 궁극적으로 동물시험 대체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기술의 표준화가 선행돼야한다고 강조했다.
가령 줄기세포가 기반이 되는 오가노이드와 같은 기술을 구현할 때 기관마다, 연구소마다 가지고 있는 기능에 차이가 있어 똑같은 약물에도 반응이 다를 수 있다는 것. 이로 인해 독성 평가 시 기준점을 마련할 수 있는 표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바이오업계 A관계자는 "동물시험을 완벽히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 하지만 동시에 같이 사용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동물시험으로 독성과 효능을 평가해도 실제 임상에서는 차이가 나타나 실패확률이 높은데 오가노이드 등을 활용하면 이러한 간극을 좁힐 가능성이 높다는 기대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장기적으로 봤을 때 동물시험과 비교해 동물시험 대체 기술의 표준화와 기준점에 대한 연구가 쌓인다면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의견.
그런 관점에서 임상시험을 시행하는데 상대적으로 비용의 부담이 적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조 전무는 "초기단계로 볼 수 있지만 유럽 등에서는 이미 미리부터 준비를 하고 있던 기술들이다"며 "실제 현재 글로벌 제약사들과 기술 논의를 진행하는 부분이 있는 만큼 작은 벤처기업보다는 글로벌 제약사나 국내 제약사 중에서도 규모가 되는 곳들이 테스트를 진행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시도를 통해 레퍼런스가 쌓이면 표준화가 이뤄져 사용 빈도가 높아지며 자연스럽게 영역이 확장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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