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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생법 한계 속 기업‧의료기관 협업 시스템 활로 부각

발행날짜: 2023-04-12 05:30:00 업데이트: 2023-04-12 09:38:56

시지바이오-비아이오 성형외과, 자가세포 시술 비즈니스 '주목'
안전성 확보된 SVF 활용한 스킨부스터 시술로 협업 모델 구축

큰 기대 속에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첨생법)’이 시행된 지 3년 가까이 지났다.

재생의료와 바이오의약품의 두 가지를 축으로 하는 첨생법은 국내에서 아직 가보지 않았던 길.

환자에게는 치료 기회를, 관련 진료와 산업 생태계를 꿈꾸는 의료기관과 기업에는 새 비즈니스 모델 기회로 활용될 것이란 기대 속에서 의료기관과 기업 간의 ‘짝짓기’가 본격화됐었다.

특히 첨생법 시행을 계기로 지방이식 및 항노화 기술 개발을 목표로 하는 재생의료 기업과 이를 시술하는 성형외과 중심 의료기관의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컸다.

그렇다면 첨생법 시행 이후 본격화됐던 의료기관과 기업 간의 협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12일 메디칼타임즈는 시지바이오와 조직 재생 분야를 함께 연구하고 있는 비아이오(BIO) 성형외과의원을 찾아 그간의 성과와 과제를 확인해봤다.

비아이오 성형외과에 마련된 시지바이오 연구소 모습이다. 기자가 직접 방문해 지방 조직 SVF 추출 과정을 지켜봤다.

병원은 흡입‧시술, 기업은 지방줄기세포 보관

지난해부터 시지바이오와 비아이오 성형외과는 조직 재생 분야에서 SVF(Stromal Vascular Fraction, 기저혈관분획) 이식 치료 및 시술을 위해 협업 중이다.

여기서 SVF는 지방조직에서 지방세포를 제외한 나머지 세포집단을 뜻하며 지방유래 줄기세포(adipose-derived stem cell) 외에도 혈관내피세포, 섬유모세포, 면역세포, 근육세포를 포함한 다양한 세포가 존재한다. 간단히 말해 줄기세포를 포함한 세포들의 집합체.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비아이오 성형외과에 시지바이오가 연구소(Cell Lab)를 운영, 상처 및 흉터 재생, 가슴 확대, 항노화 스킨부스터 등의 적응증에서 SVF 이식의 치료 효과를 입증하는 동시에 시술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한 것이다.

의료기관에서 지방을 채취, 연구소에 상주하는 시지바이오 인력에 전달하면 SVF 자동추출기기인 셀유닛(CELLUNIT)을 통해 SVF를 채취 및 보관하는 형태다.

이를 통해 의료기관은 흡입, 시술 비용으로, 시지바이오는 SVF 보관비로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다. 항노화 시술 위주이긴 하지만, 의료기관과 기업이 협업해 세포를 흡입, 보관해 다시 이를 환자에게 시술하는 하나의 재생의료 생태계가 마련된 것.

시지바이오는 이를 위해 예산을 투입, 비아이오 성형외과에 대규모는 아니지만 SVF 추출을 위한 시설을 마련했다.

의료기관 시술을 통해 확보된 환자의 지방조직은 SVF 자동추출기기인 셀유닛을 통해 SVF 추출, 다시 해당 환자 스킨부스터 시술에 활용된다.

의료기관 안내를 받아 확인한 시지바이오 연구소는 규모는 작지만 필수적인 장비들로 꽉 채워져 있었다. SVF 추출 보관을 위한 셀유닛과 채취하거나 배양한 세포를 보관하기 위한 질소탱크 등 다양한 기계가 연구소에 자리한 모습.

연구소에서 만난 시지바이오 이은영 줄기세포센터장은 "연구실 세팅 비용은 전적으로 회사 측에서 부담했다"며 "의료기관에서 지방을 채취해 시지바이오 상주 연구 인력에 전달하면 자체 장비로 SVF를 채취 및 보관하는 형태다. 회사 입장에서는 SVF 보관비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은영 센터장은 "SVF 뱅킹 서비스라고 이해하면 된다. 줄기세포 관련 은행과 비슷한 개념"이라며 "SVF 추출 기기인 셀유닛은 추출 속도가 43분 만에 이뤄질 정도로 빠르다. 환자가 원하면 당일 추출해 시술을 받을 수 있다. 동시에 2년 SVF를 보관하기 때문에 이후에라도 추가로 환자가 원할 시 시술을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연구만 가능한 시술 한계 '극복'

그렇다면 첨생법 시행을 계기로 태어난 기업과의 협업을 바라보는 의료진의 평가는 어떨까.

시지바이오 연구실을 확인 후 만난 비아이오 성형외과 박재우 원장(사진)은 첨생법 시행을 계기로 기업과의 협업을 통한 시술의 길이 열렸지만 한계도 명확하다고 진단했다.

첨생법에 따른 기업 간의 협업의 경우 어디까지나 '연구'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를 수익적으로 활용할 경우 법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박재우 원장은 "기업과 협업을 고민할 때부터 일단 불법적인 여지는 없어야 한다는 점을 생각했다. 첨생법 시행을 계기로 협업 모델이 늘어났지만 줄기세포는 어디까지나 연구용이다"며 "연구 목적으로 승인 받은 의료기관에서만 할 수 있고 절대로 수익적으로 연결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재우 원장은 "따라서 연구가 아닌 상업적으로 줄기세포 시술을 활용할 경우 현재도 법적으로 문제 소지가 있다"며 "다만, SVF는 다르다. 줄기세포를 포함해 혈관내피세포 등 다양한 세포를 포함한 SVF는 환자가 가진 것을 다시 시술하는 것이기 때문에 안전할뿐더러 줄기세포라고 볼 수 없어 현재 법적인 문제없이 협업 구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박재우 원장은 첨생법 한계를 극복한 새로운 재생의료 생태계 모델로 향후 확장가능성이 크다고 자신했다.

따라서 비아이오 성형외과는 시지바이오와 협업해 SVF를 활용해 스킨부스터 등 다양한 시술에 활용하고 있다.

환자 개인 입장에서도 자신의 지방조직에서 채취한 세포를 활용해 시술을 받기 때문에 부작용 면에서 더 안전하다는 것이 박재우 원장의 설명이다.

다만, 환자 자신의 지방조직을 채취해 SVF를 추출, 시술로 이어지는 경우이기에 '범용'으로 활용할 수 없다는 한계도 분명하다.

이를 두고 박재우 원장은 "필러나 보툴리눔 톡신에 더해 화장품까지 범용으로 사용하는 경우 부작용이 생기거나 사람마다 효과가 다르게 나타나게 된다"며 "하지만 SVF를 활용한 시술은 안전할뿐더러 기존 스킨부스터 시술보다 확실한 재생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박재우 원장은 장기적으로 '줄기세포'에 가려져 있는 SVF가 가진 장점을 알리는 것이 숙제라고 말했다. 최근 몇몇 비만 진료를 중심으로 한 네트워크 의원도 해당 시스템을 갖추려고 추진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거의 최초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박재우 원장은 "국내의 경우 지방흡입 시술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데 해당 조직을 활용한 SVF 시술로 이어진다면 확장성은 충분하다"며 "재생의료 중심으로 이동 중인 항노화 시장에 자가 세포 이식에 따른 안전성과 효과를 겸비한 새로운 시술로 각광받을 수 있다"고 기대했다.

그는 "아직은 시술 초기이기 때문에 향후 기업과 협업해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자가세포 이식의 우수성을 알려나가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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