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피부과의사회가 23일부터 25일까지 더케이호텔에서 개최하는 국제학술대회 KOREADERMA2023가 세계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대한민국 피부·미용 시장의 급격한 성장세로 각국 의사들의 관심이 높아진 덕분이다.
이 같은 성장세의 배경은 무엇이고 코로나19를 거치며 국내 피부과 개원가는 어떤 변화를 겪었을까. 메디칼타임즈는 행사 첫날인 23일, KOREADERMA2023을 기획한 대한피부과의사회 이상주 부회장을 직접 만나봤다.
2019년 시작돼 올해로 4번째 행사를 맞은 KOREADERMA는 국내 피부과의사와 세계 의사들이 만나는 학술·의료기기 시연의 장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실질적인 행사를 연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올해엔 70여명의 해외연자가 참석하고 ▲Rox R. Anderson ▲Emil A. Tanghetti ▲Victor Ross ▲Robert Weiss ▲Matteo Clementoni ▲Gilly Munavalli 등 유명 석학을 모았다.
이에 23일까지 해외 55개국에서 800명, 한국을 포함해 3000여 명의 사전등록자가 모였다. 행사가 오는 25일까지 진행되는 것을 고려하면 실제 참가자는 더 늘어날 것이라는 게 피부과의사회의 설명이다. 실제 KOREADERMA2023 행사장은 평일 오후였음에도 외국인들로 붐볐고 규모 역시 호텔 별관을 통째로 사용할 정도로 컸다.
이 부회장은 KOREADERMA의 목적과 관련해선 우리나라의 우수한 피부·미용 기술을 해외에 알리는 것이라고 답했다. 또 해외학회에 참석하기 어려운 국내 회원에게 학술의 기회를 제공하고, 우리나라 의료기기·제약사의 제품을 해외 의사들에게 홍보하는 수단도 겸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K뷰티 알리는 세션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외국 의사들도 우리나라 피부·미용 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싶어한다"며 "국내에서만 아시아를 선도한다는 얘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K뷰티의 위상이 세계적으로 올라갔다"고 말했다.
이 같은 성공의 배경으론 의료계와 산업계의 동반성장을 조명했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제품을 발전시켜나가고 의사들이 이를 활용하는 방법을 고도화하면서 선순환 구조가 마련됐다는 설명이다.
실제 피부과 전문의가 임상에서 쌓은 경험으로 피부 의료기기업체를 차렸는데 현재 이 기업의 시가 총액이 2조2000억 원에 달하는 등 좋은 선례가 나오고 있다는 것.
이 부회장은 이처럼 KOREADERMA가 국내 의료기기·제약스타트업들에게도 좋은 기회로 돌아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해외에서 제품을 홍보하기 어려운 이들 업체의 특성상 국제학술대회가 판로를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이날 학술대회에는 의사뿐만 아니라 해외 바이어도 다수 참여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피부·미용분야 학술대회는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3번째로 큰 규모다. 규모가 큰 미국·프랑스에서도 우리나라 시장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의사들이 본인들의 기술로 벤처회사를 차리고 산업이 성장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들이 해외에서 홍보하기는 쉽지 않은데 국내에서도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학술대회를 준비하면서 있었던 애로사항을 묻는 질문에 장소를 섭외하기가 매우 어려웠다고 답했다. 이 때문에 봄·가을에 하는 것이 일반적인 학술대회를 여름에 개최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해외에서 참가자들이 모이는 국제학술대회는 부가가치 면에서 지역사회에도 혜택이 돌아가는 만큼. 적어도 장소 섭외만이라도 국가·지자체 지원이 있으면 좋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실제 프랑스 학술대회의 경우 1만 여명의 참가자가 몰리는데 지자체 차원에서 공항에서부터 차편을 마련해준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발전양상엔 논문도 한몫했다. 실제 우리나라 피부과는 개원가에서도 논문이 나오는 등 학술적으로 활발한 분야다. 이 부회장 역시 개원의로 있으며 100여 편의 논문을 작성했다고.
그는 "피부과 전문의 중에 학술적인 분야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 많고 개원가에도 연구가 가능한 분야여서 논문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며 "의사회 임원 중 학회 임원이 있을 정도로 교류가 활발하고 회원들의 학술대회 참여율도 높다. 그중엔 자기 피부로 논문을 작성했다는 사람이 있을 정도 열의가 있다"고 말했다.
피부과 개원가에서 불균형이 심화하는 상황은 문제로 지적했다. 국민건강보험의 풍선효과로 비급여진료 시장이 커지면서 피부·미용이 늘어났고 이런 상황이 눈덩이 굴러가듯 커지면서 현 상황에 이르게 됐다는 설명이다.
피부암 등 필수적인 분야에 종사하던 피부과 전문의도 피부·미용으로 돌아서는 등 이를 되돌리기 어려운 수준에 다다랐다는 것.
이 부회장은 "필수의료가 무너져가는 상황이 마음 아프다. 피부과는 잘 먹고 잘산다는 인식이 있지만, 급여진료 수가는 소아청소년과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라며 "피부·미용을 하겠다는 생각으로 의사가 된 게 아닌 분들도 있을 텐데 급여진료만 보면 우려스러운 부분이 많다. 실제 일본 피부과 전문의는 급여진료로도 어려움이 없어 피부·미용을 안 한다"고 말했다.
다른 진료과가 피부·미용에 뛰어들어 피부과를 표방하면서 국민 혼란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와 관련 이 부회장은 "항상 듣는 질문이 다른 진료과가 피부·미용을 하면서 파이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냐는 내용이다"라며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이는 수익적인 측면보다 국민 건강 면에서 더 우려스러운 사안"이라고 답했다.
이어 "피부·미용에 뛰어드는 것은 개인의 선택이지만 트레이닝이 전제돼야 한다고 본다. 본인에겐 최선의 선택일 수 있어도 국민 건강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며 "기술자가 아닌 의사로서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전문과만큼은 아니어도 코로나19 여파로 피부·미용 시장이 위축된 것도 눈여겨봐야할 문제라고 짚었다. 현재는 유행세가 잦아들면서 해외환자가 회복세긴 하지만 우리나라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내수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부회장은 이 같은 문제에 대응하는 것이 피부과의사회의 주요 회무라고 강조했다. 또 국제적인 위상 면에서 아시아 2~3위 국가와의 격차를 더욱 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우리나라 의료가 많이 바뀌었다. 그동안의 회무로 이를 정비하는데 집중했다. 행후엔 피부질환 부분을 강화하기 위해 신의료기술 적용범위를 확대하려고 한다"며 "일례로 피부확대경검사는 유효한 기술이지만 암에만 국한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 혼란 방지의 일환으로 피부과 전문의 로고를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 피부질환 전문가는 피부과 전문의라는 인식을 형성시켜야 한다"며 "이를 위해 회원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많이 참여해주시고 봉사해야 할 때엔 봉사하고 의사의 본분을 다해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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