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도 암 '보험'에서 암 진단 확정은 주치의(임상의사) 판단 외에 병리과 또는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의 소견이 있어야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보험연구원은 26일 임상의사에 의한 암 진단 관련 분쟁 해결 기준 관련 이슈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백영화 연구위원이 작성했다.
백 연구위원은 '비침범성 유두상 요로상피성암종' 관련 분쟁을 예로 들었다. 종양의 병리학적 형태는 제자리암에 해당하지만 임상적으로는 '방광암'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있어서 분쟁이 발생한다는 것.
제자리암은 일반적으로 암세포가 점막의 상피세포층에 국한해서 존재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악성종양으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에 통상 암보험 상품에서는 제자리암에 대해 일반암 보험금보다 소액을 지급하고 있다.
비침범성 유두상 요로상피성 암종은 방광의 종양 세포가 점막고유층이나 점막근층까지 침범하지 않고 점막의 상피세포층에만 국한돼 있는 상태다.
병리학적으로는 제자리암에 해당하는데 임상의사는 방광암으로 진행 및 재발 가능성 등을 고려해 방광암으로 진단하는 경우가 있다. 이 때 보험사는 제자리암 보험금 지급 대상으로 판단하고 보험 가입자는 주치의가 방광암으로 진단했기 때문에 보험금 액수를 두고 분쟁이 발생하는 것.
최근 금융감독원은 이같은 분쟁에서 해결 기준을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병리과 전문의와 주치의 진단이 일치하지 않으면 병리검사 결과에 합치하지 않는 임상의 진단으로는 약관상 보험금 지급 사유인 암 진단 확정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게 금감원의 기준이다. 대법원 판례에서도 임상의사의 진단이 병리검사 결과 없이 내려지거나 그 결과와 상충되면 암 보험금 지급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어렵다.
일반적인 암 보험 약관에 따르면 암 진단 확정은 병리과나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에 의해 내려져야 하고 조직 검사, 미세바늘흡인 검사 또는 혈액검사에 대한 현미경 소견을 기초로 해야 한다. 이런 진단이 가능하지 않을 때는 피보험자가 암으로 진단 또는 치료를 받고 있음을 증명할 만한 문서화된 기록이나 증거가 있어야 한다.
박 연구위원은 "우선 암 진단 확정은 병리과나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에 의해 내려져야 하는 게 원칙"이라며 "병리과와 주치의 사이 특정 질병 진단에 대한 견해가 다른 상황이 발생할 때가 있다. 임상학적 진단은 치료 관점에서 환자의 예후나 향후 악성으로 변할 가능성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참고해 내리는 방법으로서 진단하는 의사에 따라 달리 판단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병리학적 진단과 임상학적 진단 중 어떤 방법이 더 합리적이라고 발기는 어렵지만 암 보험 약관에서는 조금 더 객관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는 병리학적 진단에 따르도록 원칙을 정해놓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임상의사가 내린 진단이 암보험 약관상 암 진단 확정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병리과 의사의 병리검사 결과를 토대로 그 결과에 합치하는 진단을 내린 경우여야 한다"라며 "임상의가 암으로 진단하더라도 암보험금 지급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상황도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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