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구 보령제약)이 국내 영업‧마케팅을 벌이고 있는 주요 품목이 연이어 국내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기업이 최근 주력하고 있는 만성질환 및 중추신경계(CNS) 계열 분야 품목의 국내 공급이 어려워지면서 매출 증가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것.
해당 품목은 GLP-1(Glucagon like peptide-1) 계열 당뇨병 치료제 '트루리시티(둘라글루타이드)'와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치료제 '스트라테라(아토목세틴)'다.
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보령이 국내 영업을 맡고 있는 트루리시티와 스트라테라 모두 국내 공급이 어려워진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교롭게도 두 품목 모두 릴리가 국내에 공급, 보령이 영업‧마케팅을 벌이고 있는 품목.
이 가운데 두 품목의 상황은 사뭇 다르다.
당뇨병 치료제인 트루리시티는 최근 연이어 매출 기록을 다시 세우며 국내 임상현장에서의 활용도가 커지고 있는 반면, 스트라테라는 영향력이 날이 갈수록 축소되고 있는 상황.
실제로 의약품 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트루리시티는 국내 임상현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며 지난해 59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도 158억원의 매출을 기록, 전년도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로 인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최근 사용량-약가연동협상에 합의, 7월부터 약가인하까지 될 예정이다.
반면, 스트라테라는 얀센 '콘서타OROS(메틸페니데이트)'와 함께 국내 ADHD 치료제 시장을 이끌었지만, 최근에는 콘서타OROS와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아이큐비아 기준, 지난해 ADHD 치료제 전체 시장 360억원 중 콘서타OROS가 239억원을 벌어들이는 사이 스트라테라가 44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데 그쳤다.
보령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트루리시티의 '공급 차질'이 더 뼈아플 수 있는 대목.
트루리시티가 국내 공급 중인 GLP-1계열 당뇨병 주사제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데다, 향후 마운자로(티제파타이드) 등 후속 주사제가 국내에 공급되기 이전까지 이를 안정적으로 지속할 수 있는 상황에서 공급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보령이 올해 4월 특허가 만료된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인 포시가(다파글리플로진)의 후발의약품(제네릭)으로 트루다파를 출시, 다파글리플로진 단일제 제네릭 시장에서 앞서가는 상황에서 나왔기에 당뇨병 시장 영향력 확대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는 상황이 벌어졌다.
보령에서는 트루리시티 공급 차질이 현실화됨에 따라 자사가 출시한 포시가 제네릭으로 처방 변경을 안내할 수밖에 없게 됐다.
건강보험 급여가 가능한 GLP-1 주사제가 없는 상황에서 동일한 체중감량 효과를 SGLT-2 억제제로 볼 수 있다는 논리로 병‧의원을 설득, 트루다파 영업을 벌여야 하는 입장이다.
여기에 매출은 상대적으로 작지만 2021년 조현병 치료제 자이프렉사(올란자핀) 인수를 계기로 CNS 계열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추진 중인 상황에서 나온 스트라테라 공급 중단 소식이기에 아쉬움이 뒤 따를 수 있다는 평가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사 영업 담당 임원은 "보령이 최근 트루다파를 출시, 다파글리플로진 시장에서 적극적인 영업‧마케팅을 벌이며 제네릭 시장에서 앞서가고 있다"며 "트루리시티와 새롭게 출시한 제네릭를 연계한 영업‧마케팅으로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서 매출을 올릴 계획이었지만 공급 차질로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국내사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가 치료제 공급 차질 및 중단을 선언할 경우 국내사 입장에서 할 수 있는 조치가 없다"며 "현재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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