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만 하면 터지는 '대리수술' 사건에 젊은의사를 포함해 의료계가 한목소리로 비판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중앙윤리위원회에 관련 의사에 대한 징계까지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3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부산의 한 관절척추 병원에서 의료기기 영업사원이 의사를 대신해 수술을 집도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이에 의료계는 대리수술 행태는 엄연히 잘못된 것이라며 공개 비판하고 나섰다.
대한의사협회는 "사실 관계 확인 후 대리수술 등과 같은 불법 또는 비윤리적 의료행위가 발각되면 해당 회원에 대한 징계를 윤리위원회에 요청하는 등 강력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며 입장문을 냈다.
의료법은 의료인이 아닌 사람의 의료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상황. 무자격자, 무면허자에 의한 대리수술은 환자에게 심각한 위해를 끼칠 수 있는 명백하고 중대한 위반 행위라는 이유에서다.
의협은 "대리수술 의혹 건에 대해 사실관계를 면밀히 파악해 비윤리적 행위를 확인하면 강력하게 척결하겠다"라며 "불법의료행위로 의료계 전체의 명예를 손상시키는 행위에 대해 단호한 대처와 엄중한 처분을 해 자율정화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젊은의사들의 비판 강도는 더 높았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일부 의사의 썩은 행태를 이해할 수 없다"라며 "윤리의 기본을 망각하는 행위는 근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영업사원의 대리수술뿐만 아니라 위계관계를 악용한 의료인 간 비상식적 폭언과 폭행, 법과 사회흐름을 거스르는 살인적 장시간 노동 방치, 근무시간 위조 및 임금착취 등을 썩어빠진 관행이라고 규정하고 근절을 강조했다.
대전협은 "썩어빠진 악습과 병폐를 방조하거나 적극적으로 체계화한 사람들이 버젓이 직함을 내걸고 어두운 면을 숨긴 채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 또한 부끄러운 의료계의 현실"이라며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들이 더이상 학술의 장에서 활동하는 것을 의학계 또한 더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 집도의가 세 개 이상의 방을 오가거나 의료기기 영업사원의 대리수술을 방조하는 행위는 건강보험 저수가, 매출 증대 등을 이유로 결코 정당화 될 수 없다"라며 "의료계 내부에서 기본적인 의료 윤리와 구성원의 인권이 존중되는 문화를 만들고 이와 관련해 법정단체를 중심으로 자율적 규레를 할 수 있는 실질적 권한을 점차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일부 의사의 윤리의식 부재로 환자 생명을 살리는데 전력을 다하고 기본적인 원칙을 지키며 사는 죄 없는 대다수 의사의 의료환경이 악화되는 것을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 답답하다"라며 "의료계 병폐를 재생산하는데 적극적으로 기여한 사람들이 이 세상에서 물러나는 날이 하루빨리 오길 기원한다"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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