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응급환자를 받기 어렵다고 고지했음에도 중증응급환자를 수용 후 사고가 발생했을 때 책임을 감경하거나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의 응급환자 수용거부 제동 정책에 대한 응급의료 현장의 불만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보건복지부는 27일 응급환자 수용곤란 고지 관리체계 마련을 위한 협의체 세 번째 회의를 개최했다.
2021년 12월, 응급실을 운영하고 있는 병원이 부적절한 이유로 응급의료를 거부 또는 기피할 수 없도록 관련 법이 개정됐는데 복지부가 현장 의견 수렴을 위해 지난달 꾸린 협의체다.
협의체에는 소방청, 지방자치단체, 중앙응급의료센터, 지역응급의료지원센터, 대한응급의학회,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환자단체, 법률전문가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119구급대가 응급의료기관의 수용 능력을 확인하는 절차와 수용곤란 고지의 정당한 사유 등을 규정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개정안 및 표준지침(안)을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정당한 수용곤란 고지에도 사전에 결정된 기준에 따라 중증응급환자를 수용한 응급의료기관에서 사고 발생 시 책임을 감경 또는 면제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했다.
복지부는 회의에서 나온 의견을 반영한 표준지침을 다음달 중 지방자치단체에 배포해 지역 특성에 맞는 수용곤란 고지 관리체계를 마련할 예정이다. 또 올해 초 입법예고했던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개정도 다시 속도를 낼 계획이다.
복지부는 지난 1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 한 바 있다. 여기에는 ▲응급의료기관 시설, 인력, 장비 등 응급의료 자원의 가용 현황에 비춰 응급의료를 제공할 수 없을 때 ▲통신 전력 마비, 화재 붕괴 등 재난으로 불가피하게 환자를 수용할 수 없는 경우 119 구급대 등의 연락을 거부 또는 기피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또 응급의료 수용 곤란 여부는 당일 근무하는 응급의료 책임의사가 판단하도록 했다.
박향 공공보건정책관은 "응급환자 수용 능력 확인 절차가 현장에서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관련 법령 개정 등을 통해 수용곤란 고지 관리체계를 정비해 나갈 예정"이라며 "지방자치단체, 119구급대, 응급의료기관 등 관련 기관에서도 응급환자 이송·수용체계 개선에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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