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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요법 자리 넘보는 중강도 스타틴+에제티미브 요법

발행날짜: 2023-08-16 05:30:00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연구진, RACING 임상시험 분석
"스타틴 증량 대신 에제티미브 초기 병용 유망한 전략"

국내 내분비 계열 학회에서도 주요 이슈로 언급될 정도로 관심을 끌었던 고강도 스타틴 대 중강도 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 요법간 효과 비교 결과가 공개됐다.

결론적으로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의 위험이 매우 높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표준 치료법이었던 고강도 스타틴 보다 오히려 중강도 스타틴+에제티미브 병용요법이 LDL-C 저감에 효과적이었다.

14일 의학계에 따르면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이승준 교수 등이 진행한 ASCVD 위험이 매우 높은 환자에 대한 중강도 스타틴+에제티미브 병용요법 대 고강도 스타틴 단일요법 비교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 JAMA Cardiology에 게재됐다(doi:10.1001/jamacardio.2023.2222).

국내 연구진의 연구 결과 ASCVD 고위험군에서 스타틴 증량 대신 에제티미브 초기 병용이 유망한 전략으로 제시됐다.

고강도 스타틴은 ASCVD 고위험 환자에게 강력히 권장되는 표준 치료법이다. 문제는 스타틴의 경우 용량 의존적으로 근육통, 신규 당뇨병 발병 등의 부작용 우려로 인해 실제로 이 전략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다는 점.

다양한 이상지질혈증 치료 지침이 스타틴만으로 목표 LDL-C 수치 도달이 어려울 경우 에제티미브를 추가하는 방식을 대안으로 제시하면서, 스타틴의 용량을 줄이면서도 에제티미브와 같은 다른 기전의 약제를 추가해 효과를 배가시키는 전략이 부상하고 있다.

실제로 RACING 임상시험에서 중강도 스타틴+에제티미브 병용요법이 고강도 스타틴 단일요법 대비 지질 저하에서 비열등성을 입증한 만큼 연구진은 이런 경향이 ASCVD 고위험군에서도 재현될 수 있는지 확인하는 사후 분석 작업에 착수했다.

RACING 임상시험에서 등록된 환자중 총 3780명이 ASCVD 고위험군으로 분류됐으며 이들을 스타틴+에제티미브 병용요법(로수바스타틴 10mg 에제티미브 10mg) 또는 고강도 스타틴 단일요법(로수바스타틴 20mg)에 무작위로 배정해 1차 연구종말점인 심혈관계 사망, 관상동맥 또는 말초혈관재생술, 심혈관 사건으로 인한 입원, 치명적이지 않은 뇌졸중의 3년 결과를 비교했다.

분석 결과 고위험군에서의 병용요법 대 단일요법의 1차 연구종말점 발생비율은 11.2% 대 11.7%로 서로 비슷했다. 고위험군이 아닌 환자를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도 발생비율은 7.7% 대 8.7%로 유사했다.

다만 1년 후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LDL-C) 평균 수치는 고위험군, 일반군 모두 단일요법 그룹보다 병용요법 그룹에서 유의하게 낮았다(고위험군 57mg/dL 대 65mg/dL, 일반군 58mg/dL 대 68mg/dL).

이어 병용요법은 LDL-C의 절대적인 수치에서도 더 큰 하락을 가져왔다. 투약 1년 후 고위험군의 LDL-C 수치 변화는 -19.1mg/dL이었지만 단일요법은 -10.1mg/dL에 그쳤다.

투약 2년에서는 각각 -22.3 mg/dL 대 -13.0 mg/dL, 3년째는 -18.8 mg/dL 대 -9.7 mg/dL로 약 2배의 차이가 났다.

LDL-C 수치가 70 mg/dL 미만인 환자 비율은 73% 대 58%으로 병용요법군이 보다 유리했고 부작용 등 불내성으로 인한 스타틴 중단 또는 용량 감소 역시 병용요법군의 발생비율이 더 적었다(4.6% 대 7.7%).

이와 관련 이승준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ASCVD 고위험군에서 고강도 스타틴 치료는 가이드라인 권장 사항에도 불구하고 실제 임상 현장에서 그렇게 처방되는 경우는 드물다"며 "미국의 ASCVD 환자 60만명이 포함된 코호트에서 고강도 스타틴 처방률은 22.5%에 그쳤고 이전 ASCVD을 가졌던 환자의 절반은 아예 스타틴 치료를 받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상황은 초기에 중강도 스타틴으로 치료를 받은 19만 2435명의 고위험군을 포함한 스웨덴 임상에서도 나타난다"며 "이들 중 고강도 스타틴으로의 상향 조정은 28%에서만 관찰될 정도로 약물 관련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고강도 스타틴 처방을 꺼리는 데 기여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임상적 딜레마에서 부작용이 발생할 때까지 스타틴을 증량하는 대신 에제티미브를 초기에 조합하는 것은 유망한 전략이 될 수 있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중강도 스타틴에 에제티미브 병용이 ASCVD 고위험군에 합리적인 치료 방법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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