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부 방사선 사진(X레이) 하나만으로 환자의 추정 연령을 계산하고 실제 나이와의 차이를 분석해 다양한 질환을 예측하는 인공지능(AI)가 나와 주목된다.
X레이만으로 노화에 대한 바이오마커를 찾아내고 질병 위험을 예측할 수 있다는 조기 진단의 단초가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현지시각으로 17일 란셋(LANCET)에는 홍부 X레이의 노화 바이오마커로의 활용성에 대한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10.1016/S2666-7568(23)00133-2).
흉부 X레이는 가장 널리 쓰이는 기초적 진단 도구 중 하나로 매우 가격이 싸고 접근성이 좋다는 점에서 일선 의원급 의료기관에서도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특히 신체 내부의 특징적 형태 뿐 아니라 내부 장기와 뼈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도가 매우 높은 상황. 하지만 각 부위별 X레이 사진 하나만으로는 진단 가능한 질환이 제한적인 것도 사실이다.
일본 오사카의과대학 야스히토(Yasuhito Mitsuyama)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이 X레이의 활용성을 극대화하는 방안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가장 광범위하게 활용하는 만큼 인공지능을 통해 이에 대한 효용성을 높인다면 진단 영역에 획기적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흉부 X레이를 활용해 환자의 나이를 추정하는 인공지능 모델을 훈련시키고 테스트에 들어갔다.
일본내 5개 의료기관에서 7만 248명으로부터 추출한 10만 1296개의 흉부 X레이 사진을 기계학습시켜 환자의 나이를 추정하게 한 것.
그 결과 인공지능이 추정한 연령과 실제 환자의 나이간의 상관 계수는 0.95로 집계됐다. 일반적으로 상관계수가 0.9 이상이면 매우 강력한 근거로 활용된다.
나아가 연구진은 흉부 X레이를 바이오마커로 활용해 인공지능 추정 연령과 실제 나이간 괴리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질환 예측에 들어갔다.
이미 질환이 확진된 3만 4197명의 환자의 X레이를 추가로 학습시킨 뒤 인공지능이 추정한 연령과 실제 나이간 괴리가 질환의 예측 인자가 될 수 있는지 검증한 것.
그 결과 고혈압은 1.02배, 고요산혈증은 1.02배, 당뇨병은 1.01배, 악성 종양은 1.05배 정상 환자와 비교해 나이간 괴리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괴리를 더 고도화시켜 활용한다면 충분히 광범위한 조기 진단의 길을 열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야스히토 박사는 "X레이를 활용해 노화를 점검하는 최초의 인공지능이며 이를 검증한 첫 다중 기관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특히 인공지능이 추정한 연령과 실제 연령간에 매우 높은 상관 계수를 얻었다는 점에서 활용도에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나아가 이러한 나이간 괴리가 여러 만성질환과의 연관성을 보인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향후 고도화 및 활용도 논의가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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