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임원이 사관학교형 의대 제도를 촉구하는 국민동의청원을 게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료계에서 반발이 일고 있다.
25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게재된 '의사 증원과 필수의료 구조조정을 위한 제2의 필수용 의사면허증 신설, 교육, 운영에 관한 법률 제정, 일명 사관학교형 의대에 관한 청원'이 뒤늦게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청원에서 등장하는 사관학교형 의대가 대한의사협회 윤인모 기획이사가 그의 저서를 통해 주장해온 사안이라는 게 드러나면서다. 정부·정치권의 의대 증원 압박이 거세지는 시기에 의협 내부에서 이를 옹호하는 듯한 청원을 올리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이 청원의 내용을 보면 의대 증원만으로는 지역·필수의료 문제 해결 어려운 만큼, 그 대안으로 필수의료에서만 근무 가능한 공무원 의사와 이를 지정하는 면허증을 만들자는 의도다.
즉 사관학교형 의대를 졸업한 의사는 정부가 원하는 의료기관이나 정부기관 등에서만 근무하도록 하고, 공무원 신분에서 벗어나면 의사로서 활동을 금지하자는 것.
또 사관학교형 의대 정원은 현재 전체 입학 정원 3000명 중 1200명으로 선발하며 이후 필수 의사 증원은 사관학교형 의대 정원을 늘리는 방식으로 시행한다.
이와 관련 청원인은 "대형병원 필수과가 폐과되기 전에 인력을 공급해야 하는 책임은 국가에 있지만, 현 의료제도에 있는 구조적 모순을 개선하지 않고서는 책임을 수행하기 어렵다"며 "현재 공론화된 방법인 공공 의대와 의사 증원 등으로는 위기를 극복하기 어렵고, 의료선진화를 위한 구조조정이 함께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의료계에서 이 같은 청원은 의대 정원 확대에 반대한다는 의협 대의원회의 수임사항을 집행부 임원이 반한 심각한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미래의료포럼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의협 윤인모 기획이사를 즉각 해임하라고 밝혔다. 의대 정원 확대 논의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인물이 있는 의협 집행부가 이날 의료현안협의체에 참석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이다.
미래의료포럼은 "윤인모는 의협 이사직에서 즉각 사퇴하라. 만약 자진 사퇴를 하지 않는다면, 의협 집행부가 즉각 그를 기획 이사직에서 해임하라"며 "이를 거부한다면, 대의원회가 나서 탄핵 의결을 해야 할 것이다. 미래의료포럼 또한 그의 해임을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의협은 이날부로 윤인모 기획이사가 의원면직됐다고 밝혔다. 또 그가 언론 인터뷰나 청원 등으로 밝힌 입장은 의협 공식입장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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