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에 착용하는 것만으로 비정상적 심장 박동을 감지하는 스마트 워치가 소아 부정맥 진단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소아의 특성상 몇 일에 걸친 홀터 검사가 힘든 상태에서 매우 간단하게 착용할 수 있는 스마트 워치가 유용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현지시각으로 13일 커뮤니케이션 메디슨(Communications Medicine)에는 소아 부정맥 진단에 있어 스마트 워치의 유용성에 대한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10.1038/s43856-023-00392-9).
현재 노산 등의 이유로 소아의 부정맥 유병률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추세에 있다. 하지만 여전히 성인에 비해 진단과 치료에 있어서는 일정 부분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
특히 진단 과정이나 치료에 적극적인 성인과 달리 소아의 경우 협조가 쉽지 않다는 점도 한계로 꼽히고 있다.
스탠포드 의과대학 스코트(Scott Ceresnak)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스마트 워치의 유용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애플 워치 등이 일부 기능을 기반으로 의료기기 범주에 들어가 있지만 소아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적 연구는 없었기 때문이다.
스코트 교수는 "현재 소아 부정맥의 경우 진단과 치료에 상당한 한계를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스마트 워치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소아의 경우 표준 진단법인 홀터 검사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몇 개의 전극으로 구성된 홀터를 몸에 부착하고 길게는 20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검사를 진행하기 쉽지 않은 이유다.
이로 인해 최근 상용화되고 있는 웨어러블 심전도 패치 등이 대안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활동성이 강하고 통제가 되지 않는 소아의 특성상 정확한 검사가 힘들었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스탠포드 어린이 병원에서 소아 부정맥 등을 의심해 진료를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스마트 워치로 인한 내원을 분석했다.
그 결과 4년간 환자의 의무 기록에 애플 워치가 언급된 사례는 총 145번이었다. 이 중 애플 워치의 기능인 비정상적 심장 박동으로 내원한 환자는 41명이었다.
놀라운 점은 이렇게 내원한 환자 중 71%에 달하는 29명의 소아가 실제로 부정맥 진단을 받았다는 점이다. 애플 워치의 경고에 따라 병원에 온 소아 10명 중 7명이 실제 부정맥이었다는 의미다.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이들 중 일부는 이미 부정맥이 의심돼 표준 검사를 받았지만 진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제로 애플 워치가 비정상적 심장 박동을 경고한 소아 중 10명은 기존에 의료기관을 찾아 홀터 검사 등을 진행했지만 부정맥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스코트 교수는 "가장 정확한 검사 도구인 표준 홀터 검사에서도 발견하지 못한 부정맥을 스마트 워치가 감지한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결과"라며 "소아 부정맥 진단에 있어 지금까지 존재했던 한계들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다만 소아들이 성인보다 심장 박동이 빠른데다 오히려 부정맥이 있는 성인보다 다양한 유형의 비정상적 박동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 성인을 기준으로 맞춰진 알고리즘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이번 연구를 기반으로 소아에게 맞춘 알고리즘을 설계한다면 매우 유용한 옵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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