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헬스케어의 급속한 확산과 맞물려 가장 큰 난제 중 하나로 꼽히는 고령 인구의 리터러시(Literacy, 테이터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 또는 기술)에 있어 우리나라는 어느 정도 수준에 와있을까?
이에 대한 해답을 엿볼 수 있는 조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고령 인구의 디지털 활용도는 매우 높은 수준이었지만 웨어러블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오는 8일 대한의학회 국제학술지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는 국내 고령 인구의 디지털헬스케어 활용 실태와 만족도에 대한 대규모 연구 결과가 게재될 예정이다.
최근 수년간 인공지능과 웨어러블 기술 등의 발달로 디지털헬스케어는 유례없을 정도로 빠르게 실생활로 파고들고 있다.
특히 코로나 대유행으로 인해 의료기관에 대한 접근성이 크게 떨어지면서 디지털헬스케어 기술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것이 사실.
하지만 이처럼 디지털헬스케어 기술이 확산되면서 반대 급부로 지식과 정보를 획득하고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인 '리터러시'가 난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디지털헬스케어가 단순히 디지털 기기 등에 익숙한 일부 세대에 한정된다면 환자나 고령 인구 등이 소외되며 제기능을 발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의학계에서 디지털헬스케어 발전에 따른 리터러시 문제와 이에 대한 해결책을 심층적으로 파고 들고 있는 이유다.
이에 따라 분당서울대병원 김광일 교수가 이끄는 다기관 연구진이 우리나라 고령 인구를 대상으로 실제 디지털헬스케어 기술의 활용 실태와 목적, 만족도에 대한 대대적인 연구를 진행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실제 국내 고령 인구의 디지털헬스케어 리터러시를 점검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2021년 인구 총조사에 따른 고령 인구 표본을 추출해 일반 표본에서 300명을, 별도 포본에서 205명의 참가자를 모집했다. 신뢰 구간은 95%며 오차는 3.5%다.
또한 이들에 대한 심층적 설문조사를 통해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의 이용 능력과 목적, 활용도, 사용하는 어플리케이션, 웨어러블 기기 종류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505명 중 153명은 노쇠 전 단계(Prefrail)거나 노쇠 단계(Frail)에 있었고 532명은 건강한 노인이었다. 또한 전체 응답자 중 48.5%는 65~69세였으며 50.5%는 70~79세였다.
분석 결과 우리나라 고령 인구의 디지털 기기 활용도는 월등한 수준이었다. 단 한명도 예외없이 모두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100%).
이중 직접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하는 사람도 전체 응답자의 87.1%에 달했다. 노쇠 전 단계나 노쇠 단계 고령 인구 중에는 79.7%가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하고 있었고 건강한 고령자는 90.3%나 이를 사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어플리케이션을 직접 검색해 활용하지는 못하고 있었다.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하더라도 직접 설치하고 제거하지는 못한다는 응답이 63.2%나 됐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어플리케이션을 깔아주는 사람은 배우자나 자녀가 54.9%로 가장 많았으며 이를 활용하게 된 배경 또한 자녀들의 추천이 50.1%로 가장 많았다.
디지털헬스케어에 대한 접근성도 상당히 높은 수준에 있었다. 응답자 중 실제로 디지털헬스케어와 관련한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하고 있는 사람도 57.4%에 달했다. 고령 인구의 절반 이상이 이미 디지털헬스케어를 접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이들은 90.7%가 신체활동을 측정하는데 디지털헬스케어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한다고 답했고 34.5%가 건강과 관련한 정보를 습득한다는 응답을 내놨다(중복응답).
그러나 이에 반해 웨어러블을 활용한 기기를 사용중인 사람은 7.1%에 불과했다. 전체 응답자 중 36명에 불과했던 것. 또한 건강한 노인에 비해 노쇠한 노인의 활용도가 더 낮았다.
이를 활용중인 사람 중에는 91.7%가 스마트워치를 통해 신체 활동을 측정하는데 사용하고 있다는 응답을 내놨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고령 인구의 디지털헬스케어에 대한 활용 상황은 물론 나아가 노쇠한 인구와 건강한 인구간 사용 실태를 비교한 최초의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결론적으로 우리나라 고령 인구는 디지털 기기에 대한 접근성이 매우 높았고 노쇠하거나 건강한 것에 차이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건강한 노인보다 노쇠한 노인이 웨어러블 기기에 대한 활용도가 크게 떨어지는 등 구체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기기나 어플리케이션의 종류나 사용 실태에 있어서는 차이가 나타났다"며 "향후 디지털헬스케어 기술을 개발할때 맞춤형 서비스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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