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대한의사협회를 향해 의대 증원 규모 관련 공식 입장을 제출하라는 공문을 발송한 것을 두고 양측이 의료현안협의체에서 신경전을 벌였다.
의료계와 정부는 17일 서울 중구 콘퍼런스 하우스 달개비에서 제25차 의료현안협의체를 개최하고 의대 증원 논의를 이어갔다.
우선 의료계는 의대 증원 규모와 관련 대한의사협회의 공식 입장 제출을 요구한 보건복지부에 강력한 불쾌감을 표명했다.
양동호 광주광역시 의사회 대의원회 의장은 "의사협회는 밤샘 토론, 끝장 토론을 해서라도 시급하게 의대 정원 논의를 풀어가고자 했지만 복지부는 일방적으로 공문을 발송했다"며 "이는 의정 협의에 찬물을 끼얹는 매우 부적절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복지부가 진정성있게 의료계와 논의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의사협회는 빠른 시일 내 의대정원 문제를 결론지어 불필요한 논쟁을 마무리할 것을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복지부는 빠른 시일 내 의대 증원 규모를 결정하기 위해 공식 의견을 표명할 것을 다시 한번 강하게 요구했다.
특히 복지부는 최근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가 제시한 2025학년도 의과대학 입학정원 증원 규모 350명은 납득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정경실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KAMC는 350명 증원이 의학 교육 질을 담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주장했 다"며 "하지만 350명이라는 규모는 20년 전 의약분업으로 감축한 정원의 복원이라는 것 외에는 다른 근거를 찾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20년 동안 우리나라는 경제, 사회적으로 큰 발전을 이루고 대학 교육 규모와 수준도 그만큼 향상됐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의과대학 교육 역량과 질은 제자리걸음이었다는 것인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KAMC의 증원 규모는 각 의과대학이 현재 상황에서 교육역량과 발전적 투자를 통해 증원을 희망한다고 밝힌 규모인 최소 2100여 명에서 최대 3900여 명과도 괴리가 크다.
정경실 정책관은 "350명 증원은 국민의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일 뿐 아니라 필수의료 부족 상황, 고령화로 인한 의료 수요 증가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며 "시민단체와 지자체 등에서는 최대 6000여 명까지 증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 나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대 증원 규모와 관련해 각계가 공식 입장을 발표하는 상황 속 정부가 의료계 대표 단체인 대한의사협회 입장을 요구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며 "필수의료 인력 확충 시급성과 오는 20205학년도 대입 일정에 늦지 않도록 신속히 공식 의견을 제시해달라"고 거듭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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