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제일 저렴하게 약을 공급하려고 한다. 이는 결국 나라를 망치는 길이다."
최근 글로벌 제약사들이 혈액암 치료를 위한 다양한 기전의 신약을 개발해 내는 가운데 임상현장에서 약가 정책 패러다임을 전면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돼 주목된다.
저렴한 약가를 추구하는 정책을 계속할 경우 더 이상 신약이 국내에 도입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다.
대한혈액학회 산하 김진석 다발골수종연구회장(세브란스병원 혈액내과)은 10일 애브비가 마련한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한 고가 치료제 중심 건강보험 정책의 개편 필요성을 강조했다.
요약하면, 고가약들이 잇따라 나오자 저렴하게 공급하기를 원하는 정부 방식에 문제를 지적한 것인데 김 회장은 항암제 급여 필요성을 평가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 위원이라는 점에서 현실적인 문제를 지적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김진석 회장은 주요 신약들의 급여 적용 시 적절한 약가 설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참고로 최근 다발골수종을 필두로 한 혈액암 분야에서는 다양한 기전의 글로벌 신약들의 국내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중특이항체 기반 치료제가 대표적이다.
올해 초 로슈의 룬수미오(모수네투주맙), 컬럼비(글로피타맙)가 허가된 데 이어 지난 달 애브비의 엡킨리(엡코리타맙)와 화이자 엘렉스피오(엘라나타맙)가 국내 승인됐다. 여기에 얀센도 다발골수종 대상으로 '탈베이(탈쿠에타맙)'의 국내 승인을 받아냈다.
이들 치료제는 혈액암 중에서도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이하 DLBCL) 및 다발골수종 치료제로 대표된다. 컬럼비와 엡킨리가 DLBCL이라면 엘렉스피오와 탈베이는 다발골수종 치료제로 구분된다.
김진석 회장은 "저렴한 약가만을 강조한다면 결국 기업들이 국내에 투자를 하지 않게 된다. 의료진의 연구 지원 뿐 아니라 임상시험도 국내에서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며 "기업은 자선단체가 아니다. 저렴한 약가만을 강조할 경우 결국 우리나라에 투자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글로벌 빅파마는 우리나라 약값이 저렴해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중국이나 충분히 여력이 되는 서남아시아 국가들도 우리나라 약값을 기준으로 약가를 결정한다"며 "이대로 가다간 글로벌 빅파마가 국내 신약 도입을 꺼려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김 회장은 항암제 중심 신약의 급여 적용 과정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가령, 영국 등에서 도입하고 있는 항암제 펀드(캔서 드럭 펀드) 등 별도기금을 활용하는 방안 등이다.
김진석 회장은 "건강보험 재정과 다르게 고가 약제들을 관리하는 펀드를 만들어야 한다"며 "새로운 접근 방법이 필요한데 정부는 이러한 제도를 고려하고 있는 것 같지 않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신약에 대한 정부 회의에 들어가면 전문가 의견을 듣지 않는다. 결코 비용을 절감하면서 효과적인 정책을 내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특정 치료제 급여 논의 시 임임상시험에 참여하고 있다는 이유 등 COI(Conflict of interest, 이해충돌) 문제로 회의에서 배제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로 인해 비전문가가 회의를 해 치료제의 방향을 결정하는 셈인데, 절대 좋은 결정이 나올 수 없는 구조"라고 현재 상황을 비판했다.
ex) medi****** 아이디 앞 네자리 표기 이외 * 처리
댓글 삭제기준 다음의 경우 사전 통보없이 삭제하고 아이디 이용정지 또는 영구 가입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1. 저작권・인격권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2. 상용프로그램의 등록과 게재, 배포를 안내하는 게시물
3. 타인 또는 제3자의 저작권 및 기타 권리를 침해한 내용을 담은 게시물
4. 욕설 및 비방, 음란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