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강원도 A병원 응급실로 내원한 40대 심근경색 환자. 해당 병원 응급실에서 응급 시술·수술이 가능한 심장내과 혹은 흉부외과 의사가 없어 인근 병원 15곳에 전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응급 시술·수술 불가라는 답변을 받았다. 간신히 서울로 전원했지만 끝내 사망했다.
#2. 구로역 작업 차량 충돌사고로 골절된 50대 남성환자는 약 16시간 만에 수술을 받았다. 국립중앙의료원 중증외상센터로 전원됐지만 대퇴부·골반골 골절 응급수술이 가능한 정형외과 전문의 부재로 서울연세병원-원탑병원까지 전원된 이후에 제대로된 수술을 받았다.
'응급실 뺑뺑이' 전형적인 사례라고 꼽지만 의료현장에선 "핵심은 배후진료의 붕괴"라는 지적이 거세다. 위 사례의 A병원 의료진은 "의대증원 사태 이전에는 전원이 됐을 환자다. 의료현장은 심각한 상황"이라며 문제 심각성을 알렸다.
29일 의료계에 따르면 응급실 의사 사직에 대한 우려가 높지만 이 또한 근본적인 원인은 배후진료 붕괴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배후진료란, 응급실에 환자가 내원했을 때 내과, 외과, 정형외과 등 해당 환자에게 필요한 진료를 할 수 있는 진료를 말한다.
가령, 심근경색 환자가 응급실에 내원했을 때 응급의학과 전문의만 있다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심장내과 혹은 흉부외과 전문의가 있어야 해당 환자를 살릴 수 있다.
현재 의료현장은 응급실에 응급의학과 의사가 있어도 배후진료과 전문의 진료가 위축되면서 결국 환자를 전원할 수 밖에 없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배후진료가 약해졌을까. 지금까지 응급실에는 응급의학과 전문의 이외 내과, 외과, 정형외과 등 각 진료과별 당직 전공의를 배정해 진료를 해왔다.
응급실에 정형외과 수술이 필요한 환자가 내원하면 당직 중인 해당 과 전공의를 투입해 수술을 진행하거나 필요한 경우 교수에게 응급 콜을 통해 적극적으로 치료해왔다.
하지만 의대증원 사태 이후 전공의가 사직하면서 교수가 응급실 진료까지 도맡아야 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해당 교수들은 이미 정해진 외래 진료와 예정된 수술만으로도 스케줄이 꽉차있다는 점이다.
수시로 터지는 응급실 콜에 대응할 수가 없다보니 각 진료과별로 '안과 수술 불가' '정형외과 응급수술 불가' 결정을 내릴 수 밖에 없다는 게 의료현장의 공통된 얘기다.
수도권 한 대학병원 교수는 "과거에는 응급실 진료가 불가능하다는 말은 금기시 됐다. 최대한 가능하도록 맞추려고 애를 써왔다. 하지만 의대증원 사태 이후로는 '진료 불가' 결정을 내리는 병원이 수두룩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배후진료가 붕괴되고 인근 전원조치할 병원도 점점 사라지면서 혼자만 버틴다고 버틸 수 없는 지경"이라며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의 사직 또한 이같은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응급의학과 전문의 수당을 늘린다고 돌아올 수 있는 게 아니라"라며 "병원에 배후진료가 붕괴된 상황에서 응급실만 지킨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지방의 한 수련병원 교수는 "의료현장은 하루하루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데 윤석열 대통령은 국정브리핑에서 "비상진료 문제없다"는 발언에 할말을 잃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복지부의 응급실 특별대책 또한 초점이 응급실에만 맞춰진 것을 보면 핵심을 짚지 못한 것 같다"면서 "배후진료 정상화라는 근본적인 대책부터 내놔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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