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소위 '펠노예'로 불리던 펠로우 즉, 전임의들이 귀한 몸이 됐다.
26일 병원계에 따르면 각 대학병원별로 펠로우 혹은 전임의가 내년에도 근무를 이어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느라 분주하다.
일반적으로 펠로우 기간은 1~2년. 이후 개원하거나 봉직의 길을 택했다. 문제는 올해 전공의 상당수가 사직하면서 전문의 배출에 차질이 예상되고, 그 여파로 내년도 신규 펠로우 선발까지 줄줄이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내년도 전문의 배출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당장 펠로우 대가 끊길 위기에 처한 대학병원이 수두룩한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학병원별로 펠로우 즉, 전문의들의 근무환경을 개선하는 것은 기본이고 그들의 발길을 붙잡을 수 있는 '무기(?)'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서울대병원은 펠로우 근무 1년 이후로는 '교수' 직함으로 근무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연세의료원 또한 펠로우 1년차 이후부터는 '진료교수' 직함을 줌으로써 근무 기간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과거 펠로우로 2~3년을 버텨도 '교수' 직함을 얻기란 '하늘의 별따기'였던 시절을 생각하면 사뭇 달라진 분위기인 셈이다.
연세의료원 한 보직자는 "상당수 대학병원이 동일한 고민을 하고 있다"면서 "현재 교수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상태에서 내년도 펠로우까지 빠지면 상황이 심각해진다. 펠로우가 근무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각 대학병원별로 경력 펠로우가 내년에도 병원을 떠나지 않고 환자 진료를 이어갈 수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이러니한 점은 펠로우는 1년전까지만 해도 '펠로우+노예'(펠노예)로 칭할 정도로 의료기관 내 열악한 신분에 그쳤다. 전공의 수련을 마치고 1~2년 술기를 익히는 동안 열악한 근무환경을 버텨내야 했다.
하지만 의료대란으로 전공의 사직 사태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선 펠로우 신분이 과거와 사뭇 달라졌다.
빅5병원 한 흉부외과 교수는 "병원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펠로우는 귀한 존재로 등극했다"면서 "한명이라도 이탈할까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병원 한 보직자는 "현재 그나마 버틸 수 있는 것은 펠로우가 있기 때문"이라며 "내년도 펠로우까지 없는 대학병원은 상상하기 어렵다. 의대교수들의 번아웃으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을 것"이라고 거듭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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