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가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임기가 2025학년도 의과대학 정시가 끝난 이후부터 시작되는 만큼, 이에 대한 차기 회장의 대책에 의료계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23일 대한의사협회 기자단 주최로 열린 회장 선거 후보자 합동설명회에서, 5명의 후보는 각기 다른 해법으로 의대 증원 사태 해결을 약속했다.

■김택우 "대안 마련할 것은 정부…내년 정원 논의 급선무"

이중 기호 1번 김택우 후보는 현 사태에 대한 책임 소재부터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인이 정부인 것을 인정하고 사과부터 받아야 한다는 것. 이렇게 정부가 2025년 의대 정원을 원점에서 재논의하자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 그는 이런 맥락에서 2025년 의대 정원의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은 의료계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의료계 차원에선 당장 내년에 의대생 7500명을 교육할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취지의 지적도 있었다.

김 후보는 "2025년 의대 정원을 여기까지 끌고 온 것은 정시가 끝나면 어쩔 수 없을 것이라는 태도로 현 사태를 방관한 정부"라며 "하지만 의대 교수들은 의대생 7500명을 교육하는 것은 어렵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2025년 정원을 원점 재논의하자는 것이고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도 이를 재논의할 수 있는 협의체를 만들자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즉 정부와 정치권이 이를 재논의하자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1번이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절대 어떤 대안도 제시해서는 안 된다"며 "이런 기조를 계속 유지해 갈 것이며, 정부의 태도 변화가 없다면 회원의 총의를 모아서 어떤 방향을 설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희경 "대안 제시는 필요…의대생 분산 방안 마련해야"

반면 기호 2번 강희경 후보는 의료계가 대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의료계가 국민에게 비판받은 이유 중 하나는, 대안 없이 반대만 하는 모습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또 그는 2025년의 의대 합격자가 스스로 이를 포기하지 않는 한 의료계 역시 이들을 인정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 대신 현재 고생하고 있는 사직 전공의와 의대생에 대한 보상은 필요하다며, 선배 의사들이 제대로 된 의료 체계와 교육 환경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늘어난 의대생을 한 번에 교육하는 것은 불가능한 만큼, 이들을 분산해 받을 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위한 인원 파악 및 사회적 합의를 이뤄야 한다고 제언했다.

강 후보는 "전공의들이 제대로 된 환경에서 수련받고 자부심을 가지고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다"라며 "본인이 서울의대 비대위원장이 된 후 본인이 추구해 온 바는 전공의들이 기꺼이 돌아오고 싶은 수련 환경과 의료 체계를 만들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대생 역시 제대로 교육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외국처럼 갭이어를 갖게 하거나 복수전공을 하게 하는 등 다양한 방법이 있을 것"이라며 "이 대책을 교육부가 내놓으라고 지금 이야기해야 한다. 이후 정원에 대해 과학적인 근거와 사회적인 합의를 바탕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수호 "인원 파악 시급…자발적으로 늦게 수업 들어야"

기호 3번 주수호 후보 역시 내년 의대생이 제대로 교육받을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늘어난 의대생에 휴학한 2024학번이 돌아온다면 정상적인 교육이 불가능하다는 우려다. 당장 몇 명이 교육받을 수 있는지 파악하고, 입학·복학 의대생 중 입영대상자는 몇 명인지 등 당장 수업을 들어야 하는 학생들의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는 것.

이후 2027년도부터 3~5년에 걸쳐서 1년에 500~300명씩 감원해 정원을 원상 복구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또 이를 위해 의대 교수들의 협조가 필요한 만큼, 본인이 회장이 될 시 이를 위한 의대 교수 대표자들의 중지를 모으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주 후보는 "이미 2025학년도 수시가 이미 끝났고 정시가 계속 진행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안들이 나오고 있다"며 "두 학번 학생들의 입학이 진행된다고 가정을 했을 때 이들이 한꺼번에 공부하기 어려운 상황이 확실하다. 우선은 의료계 내에서 빨리 인원을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면 한 번에 몇 명이 수업받을 것인지 인원을 파악해야 한다. 모든 학생을 다 수업에 참여시킬 수는 없다.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어쩔 수 없이 2025년도 모집을 중지해야 한다"며 "2024학번에게 우선권을 주고 2025학번들은 자발적으로 2026년도에 수업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욱 "단일안 만들어 정부에 통첩…총파업이라도 해야"

기호 4번 이동욱 후보는 그동안 의협의 소극적인 태도로 사태가 장기화했다며, 의료계 단일안을 만들고 이에 대한 태도를 단호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2025년 의대 정원과 관련해 의료계 내부 의견이 반으로 갈려있다고 짚었다. 이를 돌이킬 수 없다는 우려와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의견이 공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상황인 만큼, 모든 직역이 참여한 밤샘 난상 토론을 벌여서라도 이들의 의견을 하나로 좁힌 단일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것. 단일안으로 정부와 협상을 시도하되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총파업 등 강력한 수단으로 담판을 지어야 한다는 각오다.

이 후보는 "회장이 된다면 국정 책임자를 만나 담판을 지을 것이다. 단일안을 정부에 통첩하고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의료계 차원의 투쟁으로 끝장을 내야 한다"며 "시간은 우리 편이라며 원칙을 따지고 소극적으로 한다면 전공의 의대생들은 군대 끌려가는 절망적인 상황이 온다. 너무 안이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어 "회장이 되면 지금 본인이 하는 출근길 투쟁과 시청 앞 투쟁을 전국 차원에서 할 것이다"라며 "정권 책임자를 만나 공개적으로 담판 짓고 조속히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2025년 정원에 대한 의료계 단일안을 만들고 이에 대해 정부와 협상하고, 안 되면 총파업이라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안나 "의협 회장 당선되면 정시 끝나…실질적 성과 내야"

기호 5번 최안나 후보는 의협 회장 당선 후인 내년 1월 3일 의대 정시가 끝나는 상황을 조명했다. 지금부터라도 이를 막기 위한 방안과 의대 증원으로 인한 여파에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우려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 사직 전공의 복귀가 요원해져, 이들의 군대 문제가 심각해지는 것도 해결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전공의 7대 요구안 중 의대 증원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 그 나머지 요구사항을 모두 받아내는 것이 당연하다는 요구다.

이와 관련 최 후보는 "의협 회장이 당선되기 전에 1월 3일 의대 정시 모집이 끝난다"며 "이를 막기 위해선 대법원에 계류 중인 의대 증원 효력 정지 판단이 나와줘야 하지만 정시가 끝나고 결론 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렇다면 내년 2월, 실제 의대 교육이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 이들을 어떻게 교육할 것인지 당장 치열한 논의를 해야한다"며 "의대 증원이 진행된 상태라면 전공의와 의대생의 요구를 수용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현 사태의 책임자 처벌과 사과도 당연하다. 이를 전제로 실질적인 것을 얻기 위한 성과를 내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