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 정원 확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등 정부의 일방적 정책 추진에 대한 의료계 비판 목소리가 나날이 커지고 있다. 예비·젊은 의사의 실질적인 정책 대응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는 가운데, 이를 위한 정책학교가 개교하면서 귀추가 주목된다.
23일 대한의료정책학교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는 3월 30일 개교 소식과 함께 설립 목적 및 운영 계획을 밝혔다. 이 학교는 예비·젊은 의사의 정책 제안 및 실행 역량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한다. 대상은 의대생 및 면허 취득 후 10년 이내의 젊은 의사다.
의대생·전공의들이 의료정책에 대한 전문성은 가지고 있지만, 이를 실제로 구현하는 것에 대한 방법론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정책을 올바르게 이해해 대안을 제시하고, 조직을 만들어 국민 설득과 영향력을 행사하는 실질적인 역량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첫 교육 주제는 ▲의료정책의 기본 이해 ▲대안 제시 역량 강화 ▲국민·정부 설득 전략 ▲조직 구축 및 영향력 행사 방법 등 4가지다.
커리큘럼은 주제마다 ▲이론 강의 ▲토론 및 팀 어프로치를 통한 정책 결과물 도출 ▲결과물에 대한 전문가 피드백 ▲국민·언론·국회·정부 대응 실습 등으로 구성됐다. 이렇게 각 주제에 1개월씩, 총 4개월 16강의 과정으로 교육이 이뤄진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장재영 연구부장은 "전공의들이 의료정책에 전문성이 없느냐고 묻는다면 절대 그렇지 않다. 다만 인사이트를 어떻게 사회에서 소화할 수 있게 할지 방법론을 모른 것"이라며 "이제 우리 목소리로 어떻게 각계를 설득할 수 있을지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셀럽이라고 부르는 각계 분들을 강사로 모셔 기초적인 강의부터, 모의법정 같은 정책 구상과 전문가 피드백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강의를 준비 중이다"라며 "이를 통해 우리가 어떻게 해야 정책에서 중재자로서 역할 할지에 대한 커리큘럼"이라고 설명했다.
1기수 수강생은 대면 강의 기수 20~30명을 중심으로, 지역 온라인 수강생까지 총 100~200명가량을 모집한다는 계획이다.
수강생 선발 기준이 있느냐는 질문엔 의지만 있다면 누구든 참여할 수 있다고 답했다. 김찬규 공보·홍보장은 "S급 지식보다 A급 실행력이 중요하다는 말이 있다. 중점을 두는 것은 우리가 어디로 나아갈 것인지에 대한 방향성"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격보단 의지와 관심 분야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단순히 현안에 분노만 하는 게 아니라 정치적으로 어떤 위치에 가려거나, 본인이 가고 싶은 분야가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학교 측은 자비·후원 등으로 1기 수강생 배출에 문제없을 정도의 재원을 이미 마련했다고 전했다. 사단법인 설립도 계획 중이다. 수강료와 관련해선 실비가 있을 수 있지만, 장학금 제도 등을 활용해 이를 상쇄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설립 계기와 관련해 최안나 초대 교장은 정부 정책도 문제지만, 의료전문가단체가 정책적으로 원활히 작동하지 않는 것에서 문제의식을 느꼈다고 전했다. 그동안 의사단체들은 현안에 반대만 할 뿐, 제대로 된 대안을 제시해왔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
최 교장은 "전문가단체가 정책을 바로잡고, 미래 의료 환경을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 의료정책이 단순히 전문가들의 논의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설득하고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의료계의 인재들이 정책을 제안하고 실행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어 "10년 안에 의사 사회에서 장관과 대통령 배출하겠다는 목표다. 그동안 의사는 의업에만 집중할 뿐 사회에 영향 미치는데 부족했다"며 "정책의 문제점은 짚어내는 것과 이에 대한 대안을 만들어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는 역량은 다르다. 사람도 살리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책도 만드는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의사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의료정책학교는 대한의사협회 전 기획이사 겸 대변인이었던 최안나 초대 교장과 의협 전 총무이사였던 박종혁 교감이 임원으로 있다. 실무는 젊은 의사들로 구성됐는데, 의협 채동영 전 부대변인이 정책부장을 맡았다. 장재영 연구부장, 김찬규 공보·홍보장은 사직 전공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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